함북은행·자강도은행…북한 금융 변화조짐, 중국 개혁개방 초기 닮았다

입력 2021-02-28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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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상업은행 분리, 현금돈자리·전자결제카드 제도 도입
중앙은행 발권 상업은행 통하고, 지준율 이용 통화량 조절
변화 노력 보여, 지원·협력시 속도 낼 듯

▲북한이 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2일차 회의를 이어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김정은 당 총비서는 이날 보고에서 대남·대외부문의 활동 방향을 제시하고 농업·수산을 비롯한 경제 분야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함경북도은행, 자강도은행, 현금돈자리, 전자결제카드 제도.

28일 한국은행 북한경제연구실 김민정 부연구위원과 문성민 선임연구위원이 발표한 ‘BOK경제연구, 김정은 시대 북한의 금융제도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은 금융제도에 변화를 보이고 있다. 개혁수준도 구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나 중국의 개혁개방 초기와 유사하다는 판단이다.

우선, 사회주의 금융제도의 대표적 특징인 단일은행제도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실제, 함경북도은행과 자강도은행 등 새로운 은행명칭이 등장하고 있으며, 2015년엔 중앙은행법(2004년 제정)과 상업은행법(2006년 제정)을 개정했다.

이는 북한이 중앙은행과 상업은행을 조직적·기능적으로 분리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2016년 북한이 발간한 투자안내 문헌에도 북한 은행체계는 중앙은행과 상업은행, 금융회사 등으로 구성되며, 상업은행에는 국가상업은행과 지역상업은행, 외국투자은행 등이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현금-무현금 구분제도에도 완화 움직임이 보인다. 현금-무현금 구분제도란 사회주의의 독특한 화폐 및 지급결제제도로 가계는 소비재 구입시 현금을 사용하고, 기업은 생산재 구입시 계획에만 사용하도록 제한한 무현금화폐를 사용하도록 구분한 것을 말한다.

기업예금으로 신설된 현금돈자리는 현금인출이 가능하며 저축성예금으로의 전환도 허용했다. 개인이 사용하는 전자결제카드는 은행망을 이용한 결제 및 계좌이체가 가능하다.

(한국은행)
보고서는 최근 북한 금융제도 변화는 김정은 시대에 추진한 여타 경제개혁과 보조를 맞추는 한편, 공금융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모색으로 평가했다. 또, 이전에 비해 상당히 진일보한 개혁으로 그 수준은 구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나 중국의 개혁개방 초기와 유사하다고 봤다. 특히, 법제정 측면에서는 페레스트로이카와 개혁개방 초기를 앞선다고 진단했다.

문성민 선임연구위원은 “단일은행제도가 가장 큰 특징이었던 은행 금융제도를 이원적은행으로 바꿨다”며 “계획경제 일부를 시장경제 시스템으로 운용하려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으로 체제전환까지는 아니더라도 큰 폭의 개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2020년 상황을 반영하진 못했다. 북한 개혁이 후퇴하고 통제가 강화되는 느낌이나 최근 전원회의에서 밝힌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 강화를 보면 여전히 개혁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북핵 문제에 따른 제재를 완화하고 북한 개혁개방에 속도를 낼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익명의 한 북한 전문가는 “북한이 변화하고 있다. 개혁 개방으로 나름 경제가 발전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 북핵 제재로 압박하기 보단 이런 시기에 지원과 협력을 해줘 변화를 잘 이끌게끔 만들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북한도 경제가 좀 움직여주고 좋아지면 추가로 핵실험을 한다든가 해 제재를 받을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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