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흑자 지속에 증가추세 지속될 것
외환보유액이 감소 한달만에 증가세로 돌아서며 역대최고치를 갈아치웠다. 4000억달러가 넘는 유가증권 규모로 이자 및 운용수익이 증가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매수개입을 통한 미세조정도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외환보유액 규모는 9위를 유지했지만, 8위와의 격차를 70억달러 가량으로 줄이면서 탈환 가능성도 가시권에 뒀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말 외환보유액은 전월말대비 48억3000만달러(1.1%) 증가한 4475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사상최고치였던 작년 12월(4431억달러) 기록을 넘어서는 것이다.
신준영 한은 외환회계팀장은 “외화자산 운용수익이 많이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요인이 됐다. 여기에 미 달러화 약세에 따른 기타통화표시 자산 환산액도 증가했다”며 “환시개입은 확인해주기 어렵다. 다만 과도한 환율변동엔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유로화는 0.5%, 파운드화는 2.1%, 호주달러화는 2.6% 절상됐다. 반면, 엔화는 1.9% 절하됐다.
환율은 비교적 큰 폭으로 등락했다. 2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전월대비 14.23원(1.3%) 급등한 1111.72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월 26.3원(2.2%) 상승 이후 11개월만에 최대 상승이다. 반면, 말일자 기준으로는 4.7원(0.4%) 오르는데 그친 1123.5원을 보였다. 2월5일 장중 1127.8원까지 치솟으며 3개월만에 최고치를 보였던 원·달러는 16일 장중 1097.3원까지 떨어져 한달만에 최저치를 보이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부문별로 보면 국채나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 등에 투자하는 유가증권은 50억6000만달러 증가한 4096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도 2000만달러 확대된 35억9000달러를 보였다.
반면, 해외 중앙은행이나 주요 글로벌은행에 보관해 둔 현금성 예치금은 2억5000만달러 감소한 247억4000만 달러를 나타냈다. IMF 회원국이 출자금 납입 등으로 보유하는 IMF에 대한 교환성통화 인출권리인 IMF포지션과 금은 각각 전월과 같은 48억1000만달러와 47억9000만달러(104.4톤)를 기록했다.
한편, 1월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4427억달러)는 세계 9위 수준을 유지했다. 1위는 3조2107억달러를 보인 중국이 차지했다. 이어 일본(1조3921억달러), 스위스(1조788억달러), 러시아(5907억달러) 순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4500억달러)는 우리보다 한 단계 위인 8위를 기록했고, 우리보다 한 계단 아래인 10위는 브라질이 탈락하고 싱가포르(3701억달러)가 차지했다. 사우디와의 격차가 줄면서 8위 등극도 가시권에 뒀다.
신 팀장은 “환율 영향이 부분적으로 있겠으나 경상수지 흑자가 계속되는 등 영향으로 외환보유액 증가세는 계속될 것”이라며 “사우디와 금액차가 얼마안돼 역전 가능성도 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