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5~1126원 균형 수준, 롱플레이도 한템포 쉴 듯
다음주 주식시장 주목하며 1120원대 박스권장
원·달러 환율이 4개월만에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장중엔 113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다만, 전고후저 속에서 상승폭을 줄이는 모습이었다.
관심을 모았던 제롬 파월 미국 연준(Fed) 의장 연설은 원론적이란 평가 속에서 실망감을 안겼다. 이에 따라 미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뉴욕증시가 급락했다. 코스피도 장초반 1.5% 넘게 폭락해 30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반면, 외국계은행을 중심으로 네고(달러매도) 물량이 집중됐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6%로 제시했고,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거시정책을 급선회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 증시는 상승했고, 코스피도 낙폭을 줄였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파월 의장 발언도 원론적이라 원·달러가 1140원대로 갈 재료는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원·달러가 1130원대 안착에 실패한 만큼 달러롱 분위기도 한템포 쉬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다음주는 주식시장을 주목하면서 1120원대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으로 봤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0원(0.09%) 오른 1126.1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작년 2020년 11월5일(1128.2원) 이후 최고치다. 장중엔 1133.0원까지 올라 역시 지난해 11월5일 장중 기록한 1133.9원 이래 가장 높았다.
이날 원·달러는 1132.0원에서 출발했고, 장막판엔 하락반전하면서 1124.2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장중 변동폭은 8.8원으로 2일(9.5원) 이래 가장 컸다.
역외환율은 사흘째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30.3/1130.8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5.4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파월 의장 발언에 원·달러가 1130원을 뚫기도 했다. 다만, 원론적 수준 언급이라 1140원까지 날아갈 만한 재료는 아니었다. 반면, 외국계은행들은 3일 연속 팔았다. 무슨 포지션인지는 잘 모르겠다. 중국 전인대 결과로 위안화가 강세로 전환했고, 장이 얇았던 점심 무렵 네고 물량이 나오면서 1130원이 깨졌다. 이후 미국계 프랑스계 할 것 없이 외은들이 다 팔면서 밀렸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3주일동안 달러 롱 트라이를 했다. 원·달러 1125원 내지 1126원이면 팔자와 사자간 어느 정도 균형 수준이라 보인다. 연준 FOMC 외에 대충 이벤트도 끝났다. 1130원 진입에도 실패했다”며 “롱 분위기가 여전하지만 일단 잠시 접고 한템포 쉬는게 맞다. 다음주는 1123원에서 1129원 등락을 예상한다. 주식시장이 중요할 것으로 보여 이를 보면서 대응해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파월 발언으로 오전장은 달러강세 분위기였다. 이후 중국에서 긴축완화 언급이 있으면서 중국증시가 강세를 보였고, 코스피도 낙폭을 만회했다. 고점에선 네고물량도 많았다”며 “오전과 오후 분위기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음주도 오늘과 비슷할 것 같다. 채권금리 상승 부문도 약간은 희석된 듯 싶다”며 “1140원이 여전히 열려있지만 1120원대 초반에서 1130원 초반 사이에서 레인지장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27엔(0.25%) 오른 108.24엔을, 유로·달러는 0.0015달러(0.13%) 내린 1.1956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87위안(0.13%) 떨어진 6.4825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7.23포인트(0.57%) 떨어진 3026.26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엔 1.5% 넘게 급락하면서 3000선이 무너졌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3702억200만원어치를 매도해 사흘연속 순매도를 기록 중이다. 반면, 개인은 1조1890억3100만원어치를 매수해 장을 받쳤다. 상해종합지수는 3.71포인트(0.11%) 오른 3507.20에 거래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