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사태 후폭풍’ 사모운용사, 사무수탁사 수수료 상승 이중고

입력 2021-03-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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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 이후 사무수탁사의 관리 서비스의 수수료가 상승하자 전문사모운용사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터지고 있다. 사모펀드 전수조사로 사실상 판매가 막힌 데 이어 사무수탁사 수수료까지 올라 펀드 챙기기가 어려워졌다는 분위기다. 특히 소형운용사의 경우, 상당수가 존폐 갈림길에 서 있다고 토로했다.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 사무수탁사 중심으로 일반사무 관리업무 위탁계약 시 사무관리 수수료를 기존 대비 1~3bp(1bp=0.01%)씩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모펀드 사태 이전 사무관리 수수료는 1~2bp 수준이었다. 통상 주식형펀드는 2bp, 채권형펀드 1.5bp, 파생형·재간접펀드 2bp, 뮤추얼펀드 3bp 대에서 적용하고 있다.

사무수탁사는 펀드의 기준가격 계산, 수익률 산출, 순자산가치 산정 등 신탁재산의 일반 회계업무를 대행하고 처리하는 회사다. 자산운용사가 펀드를 운용하는데 필요한 회계 등 백오피스 업무를 외주화한 구조다. 국내 주요 사무수탁사는 신한아이타스를 선두로 하나펀드서비스, 미래에셋펀드서비스, 우리펀드서비스 등이 있다.

시장점유율 1위 신한아이티스는 지난해부터 전문사모운용사들의 사무관리 서비스 수탁 계약을 줄이는 방향으로 계약서 내용을 바꿨다. 낮은 보수 대비 위험도가 커 굳이 사모펀드 사무관리에 집중할 필요가 없다는 배경에서다. 라임·옵티머스 사태 이후 한국예탁결제원이 사모펀드 사무관리 서비스를 줄인 이유도 이와 비슷하다.

최근 신한아이타스는 계약서에 과거 갑·을로 표시했던 계약관계를 수탁사, 위탁자로 변경했고, 여기에 계약 시 수탁자 거절이 가능하다는 문구를 포함했다. 이어 위탁자의 회계처리 수정이 부당하다면 수탁자가 이를 유보할 수 있으며, 이익과 직접 연관된 회계처리에선 수탁사 서면 동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수료 진입장벽도 높였다. 과거 회계처리업무 최저보수가 연간 2000만 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부터는 최저수수료가 월 250만 원(연간 3000만 원) 수준으로 상향했다. 주식형펀드의 경우, 2bp 적용하고 있는데 연간 3000만 원을 맞추려면 수탁고가 1500억 원은 되어야 하는 셈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 “신한아이타스 조건을 맞추려면 신설 운용사는 연말 기준 수탁고가 3000억 원은 돼야 하는데 가능한 곳이 있겠느냐”며 “레버리지, 해외투자 등 구조가 어려운 펀드 수탁은 아예 받아주지 않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이어 “증권사 프라임브로커(PBS)를 통해 수탁을 진행하더라도 판매사에서 거부하다 보니 최근엔 펀드설정 자체가 어려워졌다. 한번 계약한 곳을 잘 옮기지 않는 게 관행이지만, 최저보수가 없는 사무수탁사로 이동해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다수 자산운용사가 주요 사무수탁사를 신한아이타스에서 하나펀드서비스, 미래에셋펀드서비스 등으로 바꾼 이유인 셈이다. 이관 근거로 수수료 절감, 서비스 향상 등을 내세웠지만, 실상은 신한아이타스 계약 조건에 맞추지 못해 대거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뀐 수수료 조건을 맞추려면 기존 펀드수익을 빼서 서비스 이용료를 내야 하는 형국이라고도 귀띔했다.

사무수탁사 측은 일종의 안전장치를 강화한 조치라고 설명한다. 4대 펀드보수(판매보수·운용보수·수탁보수·사무보수) 중 사무보수가 가장 낮은데, 위험 대비 수익성이 낮은 사모펀드 관리를 줄이는 게 더 낫다는 판단에서다. 인력 부족도 전문사모운용사 기피 근거로 꼽힌다. 사무수탁사 직원 한 명당 맡을 수 있는 운용사 수는 제한적인 반면, 전문사모운용사로부터 얻는 수수료 수익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서비스 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며 업계에서도 사무수탁사 수수료가 높아져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공정한 회계 처리가 취지이며, 사모펀드 개선안을 통해 사무수탁사의 역할도 재설정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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