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좁다…K편의점, 코로나발 ‘집콕’ 발판 삼아 해외 시장 진격

입력 2021-03-11 17:00수정 2021-03-1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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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CU 각각 해외 점포 100점 넘겨...GS리테일, 주류수출업 사업 추가 ‘수제맥주’ 수출 나설 듯

편의점들이 ‘기회의 땅’ 해외로 시선을 옮기고 있다. 코로나19로 집에서 일상을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 외국인들 사이에 한국 드라마 등의 인기가 치솟자 편의점들도 코리아 열풍에 편승하는 움직임이다.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인 가운데 돌파구를 찾기 위한 편의점의 니즈와 맞물린 선택이다.

각 업체들은 해외 점포와 PB(자체 상표) 상품 수출까지 전 분야에 걸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GS25와 CU(씨유)의 해외 점포가 각각 100호점을 넘긴데 이어 이마트24는 '민생 라면'으로 수출길에 올랐고, GS리테일은 최근 정관에 주류 수출을 사업 목적으로 추가해 수제맥주 수출에 나선다.

진출 3년만에 쾌거…GS25ㆍCU, 베트남ㆍ몽골 각각 100여점 오픈

GS리테일은 GS25가 베트남 빈증 지역의 랜드마크 빌딩 1층에 베트남 100호점인 ‘GS25 베카맥스타워점’을 오픈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업체는 2018년 호치민에 진출해 사업을 벌이다 작년 하반기부터는 인근의 빈증, 붕따우 지역으로 진출 범위를 확대해왔다. 지난해 신규 점포 수는 33개로 베트남 내 편의점 브랜드 중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올해부터는 직영점 중심이던 베트남에서 가맹점 사업을 본격 전개하고, 북부 지역인 하노이까지 범위를 넓혀 연간 100개점 이상 공격적인 출점에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올 상반기 중에 몽골 재계 2위인 숀콜라이그룹과 손잡고 몽골 GS25 1호점을 오픈해 세계적인 프랜차이즈로 키운다는 목표다.

▲GS25 베트남 점포 (사진제공=GS리테일)

이에 따라 몽골 시장에 이미 진출해 점유율 1위를 차지한 CU와의 라이벌 구도를 해외에서도 이어가게 됐다. 허성준 베트남 GS25 법인장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한국의 식문화가 적절하게 맞물린 해외 진출 성공 사례를 활용해 더욱 다양한 나라로 뻗어나가는 세계적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U의 해외 공략도 매섭다. CU는 2019년 업계 최초로 센트럴 익스프레스와 마스터프랜차이즈 형식으로 몽골에 진출해 지난해 기준 103호점을 열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말레이시아에 1호점을 개점해 향후 5년 간 500점 이상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편의점, PB로 현지인 ‘입맛’ 사로잡는다…GS25는 맥주 수출 '염두'

편의점들은 자체 PB 상품 수출로도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GS리테일은 정관에 ‘주류수출입업’을 사업 목적으로 추가했다. 본격적으로 수제 맥주 수출에 뛰어들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회사가 2019년 대만 세븐일레븐에 수출한 ‘광화문에일’은 판매 열흘만에 수출 물량의 절반이 동날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 ‘경복궁’도 세계 3대 맥주 품평회인 ‘인터내셔널 비어컵 2019’에서 금메달을 수상하며 상품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이 업체는 지난해부터 수출 전용 전담팀을 꾸려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2017년 시작해 지난해 수출액 44억 원을 넘겼다. 올해 수출 목표는 100억 원으로 잡았다. 품목 수도 2017년 40종에서 작년 450여 종으로 크게 확대됐고, 대상국도 유럽 등 22개국으로 다변화했다.

GS리테일의 수출 대표 상품은 K푸드 열풍에 힘입어 ‘유어스영화관팝콘’과 ‘유어스왕교자갈비만두’ 등 GS25의 PB 식품류가 주를 이룬다. 최근에는 현지인을 겨냥해 수출 전용 상품인 미트프리만두(고기 없는 만두)를 개발해 미국, 영국, 캐나다 등 5개국에 수출하는 한편 지난해 여름에는 대만에 봉지 얼음(1㎏) 20만 개를 수출하는 등 다변화하고 있다.

지난해 ‘민생라면’과 ‘민생롤휴지’, ‘아임이 스낵’ 등 PB상품 50만 개, 약 5억 원어치 물량을 미국과 호주, 홍콩, 대만 등에 수출한 이마트24는 이번에는 ‘아임이 민생라면’ 35만 봉지(1억4000만 원어치)를 미국에 보낸다.

예전엔 현지 교민을 타깃으로 삼았던데 비해 이번에는 현지인 구매를 끌어내기 위해 패키지에 한글과 ‘RAMEN’, ‘SPICY’ 등 영문을 함께 표기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현재 미국과 중국, 호주, 네덜란드, 대만, 몽골, 베트남, 태국 등 10여 국으로 다양한 PB상품을 수출하고 있다. 몽골 CU 판매 상품 중 약 30%가 한국 상품이며, 지난달에는 해외 수출용 PB 상품인 ‘GET 카페라떼캔’ 2만 개를 몽골 울란바토르로 출하했다. CU가 해외 수출 전용 상품을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CU 몽골 현지 점포 (BGF리테일 제공)

코로나발 ‘집콕’에 넷플릭스ㆍ유튜브 타고 K편의점 관심 ‘쑥쑥’

편의점들의 본격적인 해외 러시는 과포화된 국내를 벗어나 사업 다변화를 꾀해야하는 각 업체의 고민에서부터 시작됐다. 여기에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가 위기가 아닌 기회로 작용했다. 집콕 문화 속에 인기를 끈 한국 드라마에 편의점이 자주 등장하면서 글로벌 시장이 편의점의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것.

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프랜차이즈 편의점 점포 수는 2010년 1만6937개에서 2016년 3만2611개로 3만 개를 시대를 열더니 2019년에는 4만672개로 치솟으며 치열한 경쟁 시대에 돌입했다. 점포당 매출은 정체기에 빠졌다. 2019년 GS25의 가맹점당 연매출은 6억6523만 원으로 2018년(6억7206만 원)에 비해 낮아졌고, CU는 5억8991만 원으로 2년 연속 내리막이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여파로 늘어난 집콕족에 K문화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지난해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은 태국과 베트남 넷플릭스에서는 시청 1~2위를 다툴 정도였고, 지난해 3월에는 미국인이 가장 많이 본 드라마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GS25가 제작 지원을 맡은 ‘편의점 샛별이’도 베트남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드라마 속에서 편의점 장면이 많다 보니 자연스레 국내 편의점과 상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한국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국내 상품 취급 수도 계속 확대하고 있다”면서 “최근 쌓인 데이터와 노하우로 해외 시장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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