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건축 잠룡'으로 통하는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아파트와 한강변 단지인 풍납동 미성아파트가 잇따라 재건축 첫 관문인 1차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최근 송파구 일대에선 1980년대에 지어진 노후 단지들이 안전진단과 조합 설립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등 재건축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풍납미성아파트는 지난주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53.93을 받아 조건부 재건축(D등급)이 결정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재건축 안전진단 분류는 A∼C등급 유지·보수(재건축 불가), D등급 조건부 재건축(공공기관 검증 필요), E등급 재건축 확정 판정으로 나뉜다. D등급(31~55점)을 받은 풍납미성아파트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나 시설안전공단 같은 공공기관의 2차 안전진단(적정성 검토)을 통해 최종 통과 여부를 가리게 된다. 공공기관의 2차 정밀안전진단만 통과하면 재건축 사업이 본격적으로 가능해진다.
한강변 소규모 알짜 단지로 꼽히는 풍납미성아파트(총 275가구)는 1985년에 지어져 올해로 벌써 준공 36년을 맞았다. 문화재 보호구역이라는 이유로 개발이 사실상 멈춰진 풍납동 일대 단지라는 점에서 앞으로 재건축 추진 여부에 상당한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지난주 송파구에선 올림픽선수촌아파트가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53.37점을 받고 조건부 재건축(D등급)이 결정됐다. 1989년 지어진 이 단지는 5540가구 규모로 서울에선 대표적인 재건축 잠룡으로 통한다.
송파구 한강변 단지와 5000가구 매머드급 단지의 잇따른 안전진단 통과 소식에 이 일대 재건축시장은 크게 들썩이고 있다. 정밀안전진단 절차를 밟고 있는 또다른 단지인 잠실동 아시아선수촌아파트(1356가구·1986년)에도 기대감이 번지는 분위기다.
이 일대 아파트 단지들이 재건축 사업 준비 작업에 한창인 건 정비사업 안전진단 강화와 2년 실거주한 조합원에게만 분양권을 주는 새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다. 최근 강남구 압구정동과 양천구 목동에서 안전진단 통과 단지와 조합 설립 단지가 봇물처럼 쏟아지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1981년에 지어진 잠실 우성1~3차 아파트(1842가구·1981년)도 이달 27일 재건축 조합 설립을 위한 총회를 앞두고 있다.
재건축 기대감은 아파트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림픽선수촌아파트 전용면적 100㎡형은 올해 1월 23억 원의 신고가로 거래됐다. 작년 최고가인 20억5000만 원보다 2억 넘게 비싼 가격이다. 현재 최고 호가는 24억 원에 이른다. 지난해 12월 9억3000만 원에 거래됐던 풍납미성아파트 전용 63㎡형의 매도 호가는 현재 12억5000만 원까지 치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