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년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노동시장 격차가 커졌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노동 환경이 악화할 가능성이 제시된 만큼, 이들을 위한 다양한 정책 방안을 모색해야 한단 제언이 나왔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중기연) 미래전략연구단장은 14일 ‘대·중소기업 간 노동시장 격차 변화 분석(1999~2019)’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500인 이상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 근로자의 평균임금 비중은 1999년 71.7%에서 2019년 59.4%로 감소했다.
이 기간에 중소기업 평균임금이 연평균 4.5% 늘어난 반면 대기업 평균임금은 5.5% 늘어나는 등 격차가 벌어진 결과다.
임직원 평균 연령 차이도 1.6세에서 3.6세로 2.0세 높아졌다. 중소기업 평균연령은 1999년 36.2세에서 2019년 43.1세로 올랐지만, 대기업은 34.6세(1999년)에서 39.5세로 증가 폭이 작았다.
평균 근속 기간도 3.2년에서 4.7년으로 격차가 벌어졌다. 대기업 근속 기간이 8.3년에서 10.7년으로 늘어났지만, 중소기업은 5.1년에서 6.0년으로 상대적으로 작은 상승 폭을 보였다.
2019년 기준으로 대·중소기업 간 노동시장 격차는 종업원 규모가 작아질수록 크게 나타났다. 중소기업 근로자의 평균임금은 종업원 5∼9인 기업이 285만8000원으로 대기업 대비 50.2%에 불과했다. 10∼99인 기업의 경우 331만1000원으로 58.2%, 100~499인 기업의 경우 399만7000원으로 70.3%를 각각 차지했다.
또한 중소기업은 성별·학력별 임금 격차가 크고, 고졸 인력의 고령화 현상도 심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 근로자의 평균임금은 여성 대비 47.3% 높은 수준이었고, 고졸 근로자의 평균임금은 대졸 이상 대비 66.9%에 불과하면서다. 고졸 근로자의 평균 연령(46.7세)은 대졸 이상(40.3세) 대비 6.4세 높은 수준을 보였다.
반면 보고서는 최근 5년간 노동시장 격차의 경우 다소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 평균임금 비중은 54.6%에서 59.4%로 4.8%포인트 늘었다.
또한 중소기업 근로자의 평균 근속 기간도 2009년 5.6년에서 2014년 5.4년, 2019년 6.0년으로 증가세로 전환했다. 노 단장은 “내일채움공제 등 정부의 중소기업 장기 재직 지원정책이 일정 부분 효과를 거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보고서는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 상승과 장기 재직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노 단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중소기업의 종업원에 대한 투자 여력이 크게 줄어들었다”며 △중소기업 사업주와 근로자 간의 성과공유 촉진 △중소기업 고졸 취업(예정)자의 성장경로 확충 △기술 기반의 혁신 일자리에 청년과 여성 인력의 참여 확대 등을 주요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