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가 2억 오른 4억2300만원
국회 이전 등 호재에 수요 몰려
세종시의 공동주택 중위가격이 서울을 넘어 전국 최고가를 기록했다. 공동주택 가격공시를 시행한 2006년 이래 사상 처음이다.
중위가격은 주택 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정중앙에 있는 가격을 말한다. 평균가격은 표본수와 분포도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시세 흐름을 판단하는 데 중위가격이 쓰인다.
국토교통부가 15일 발표한 '2021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에 따르면 올해 세종시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년 대비 70.68% 상승했다. 전국 평균(19.08%)과 서울(19.91%)의 3.5배가 넘는 인상률이다.
전국의 공동주택 중위가격은 1억6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억4400만 원에서 1600만 원(11.1%) 오른 셈이다.
세종은 4억2300만 원으로 서울을 추월해 전국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2억3200만 원에서 1억9100만 원(82.3%) 폭등한 결과다.
이 기간 서울은 2억9900만 원에서 3억8000만 원으로 8100만 원(27%) 오르면서 처음으로 세종시에 자리를 내줬다. 세종은 공동주택 평균가격도 급등세를 이어가며 서울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전국 공동주택 평균값은 지난해 2억1122만7000원에서 올해 2억5334만8000원으로 4212만1000원(19.9%) 상승했다. 서울은 4억3958만7000원에서 5억2631만5000원으로 8672만8000원(19.7%) 올라갔다.
세종은 2억3848만 원에서 4억1027만9000원으로 1억7179만9000원(72%) 폭등했다. 서울과의 차이는 2억110만7000원에서 1억1603만6000원으로 8507만1000원(42.3%)을 좁히면서 전국 2위를 공고히 했다.
공동주택은 아파트와 연립주택, 다세대주택을 포함한다. 신축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세종은 행정수도 이전 이슈로 전국 최고의 부동산 과열 양상을 지속해 왔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세종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44.93% 치솟은 바 있다. 전국 평균(7.57%)의 6배에 이르는 상승률이다.
토지 가격은 연간 10.62% 솟구쳤다. 전국 평균(3.68%)의 3배 수준이다.
업계에서 이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사태와 관련해 전수조사를 해야 할 최우선 지역으로 세종을 지목하는 배경이다.
윤성원 국토부 1차관은 “세종의 공동주택 공시가격 중윗값이 공동주택 가격공시를 시행한 2006년 이후 처음으로 서울을 넘어갔다”며 “(70%대 상승률은) 이례적인 수치로 국회 이전 등 여러 가지 호재들이 나오고 수요가 몰리면서 시세가 많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변동률은 지난해 5.98%에서 올해 19.08%로 대폭 확대됐다. 전국적인 집값 급등세가 반영된 결과다.
경기는 23.96%의 변동률로 세종 다음으로 많이 올랐다. 이어 대전(20.57%)과 부산(19.67%), 서울 순으로 상승했다.
울산(18.68%)과 충북(14.21%), 인천(13.60%), 대구(13.14%), 경남(10.15%)은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충남(9.23%)과 전북(7.40%), 경북(6.30%), 강원(5.18%), 광주(4.76%), 전남(4.49%)은 한 자릿수 인상률을 보였다. 제주는 1.72%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지역별로 집값이 오른 만큼 공시가격이 인상됐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윤 차관은 “올해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70.2%로 지난해 69.0% 대비 1.2%포인트(p) 높은 수준”이라며 “아직 시세보다 많이 미달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현실화 제고율 1.2%p를 빼면 시세가 많이 올라서 (공시가격이) 상승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