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웨이보·유쿠투더우 등 다양한 미디어 지분 보유
마윈 당국 비판 후 ‘인터넷 공룡 길들이기’ 본격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사안을 잘 아는 관계자를 인용, 중국 당국이 알리바바에 미디어 자산 매각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알리바바가 보유한 미디어 자산을 점검한 규제 당국자는 그 규모에 놀라움을 표시하면서, 현재 보유 중인 언론사 지분을 대거 정리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올해 들어 해당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해왔다. 정부 내에서 알리바바가 미디어 자산을 통해 미치는 영향력이 공산당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WSJ는 풀이했다.
실제로 마윈이 창업한 알리바바는 신문, 방송, 소셜미디어, 광고 등에 걸쳐 방대한 미디어 자산을 구축하고 있다. 홍콩 유력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같은 전통적인 신문·방송은 물론 ‘중국판 트위터’라 불리는 대표 소셜미디어 웨이보 등 다양한 미디어 업체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알리바바 측은 성명에서 “미디어에 대해서 우리는 수동적인 투자자일 뿐”이라며 “(투자처 기업의) 일상 업무나 편집상의 결정에 개입하거나 관여하는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미디어 자산의 매각 가능성과 관련한 규제 당국과의 협의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중국 당국은 알리바바의 엔터테인먼트 사업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리바바는 해당 분야에서도 활발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영화 제작사인 알리바바픽쳐스그룹과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유쿠투더우가 그 주축이 된다.
마윈이 지난해 10월 공개석상에서 중국 금융 감독 당국을 공개 비판한 이후 알리바바는 ‘정부 리스크’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당시 마윈은 상하이에서 열린 금융서밋 연설에서 당국이 지나치게 보수적인 감독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날려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다. 이후 각종 규제를 동원한 중국 당국의 ‘인터넷 공룡 길들이기’가 본격화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중국 정부의 느슨한 규제 속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해오던 알리바바의 상황은 급변했다. 반독점·개인정보 보호 등을 명분으로 한 당국의 IT 기업 관련 규제가 강화됐고, 알리바바 금융 자회사 앤트그룹의 상하이·홍콩 증시 상장이 무기한 연기됐다. 최근에는 반독점 규제 당국이 알리바바에 중국 기업 역사상 최고액의 벌금을 고려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