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 후 숨진 60대 여성 부검서 혈전 발견…"10만 명당 100~500명 발생하는 흔한 현상"
아스트라제네카(AZ)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혈전이 생성된 사례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백신 접종과 혈전 생선 간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계획대로 AZ 백신 접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재 이상반응에 대한 보고 사례는 없고, 사망사례 중 한 건에서 (혈전이 생성됐다는) 부검 소견이 보고됐다”고 말했다. 해당 사례는 요양병원 입원 중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받은 뒤 숨진 60대 여성이다. 방역당국은 해당 사례를 백신 접종과 무관한 기저질환 악화에 의한 사망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혈전도 접종보단 다른 요인에 의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방역당국의 판단이다. 김중곤 질병청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이하 추진단) 예방접종 피해조사반장은 이날 질병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백브리핑에서 “해외 통계를 보면 10만 명당 100명 이상에서 혈전이 발생하고, 연령이 높아지면 10만 명당 500명까지도 발생할 수 있다”며 “혈전은 특이한 질병 상태에서 발생하는 게 아니라, 생활 속에서 자주 접하는 현상이라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혈전은 혈관에서 혈액이 굳어 생기는 덩어리로, 덩어리에 혈관이 막힌 상태를 혈전증이라 한다. 이 경우, 결관 주변조직이 괴사해 장기가 손상되거나 심정지가 발생할 수 있다. 간혹 혈전이 혈관을 흐르다 폐, 심장, 뇌 등의 혈관을 막으면(혈전색전증)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김 반장은 “혈전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앉거나 누워있는 시간이 길수록, 담배를 많이 피울수록 발생 빈도가 증가한다”며 “백신 이외에 워낙 많은 이유가 있고, AZ 백신을 가장 많이 접종한 영국에서도 접종자와 미접종자 간 혈전 발생률에 차이가 없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추진단은 예정대로 예방접종을 추진할 방침이다.
추진단은 “우리나라에서는 현재까지 AZ 코로나19 백신으로 약 57만 명이 접종했으나 예방접종과 혈전증과의 관련성이 인정되는 사례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혈전증은 코로나19 백신의 이상반응(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자료)에 포함된 질환은 아니며, 우리나라에서 접종하는 AZ 코로나19 백신은 유럽 등 다른 국가들과는 달리 국내에서 생산한 백신”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