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전체 피해자 중 14.8%로 중국 다음
최근 뉴욕서 한인 할머니 '묻지마 폭행'도
16일(현지시간) 애틀랜타 현지 한인 매체 애틀랜타K에 따르면 이날 저녁 이 지역 일대의 마사지숍과 스파 업소에서 발생한 3건의 총격 사건으로 인해 목숨을 잃은 총 8명의 피해자 중에서 4명이 한인 여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맨 처음에는 애틀랜타 북쪽 수십 km에 있는 마사지숍 영스에서 오후 5시경 총격 사건이 발생해 4명이 죽고 1명이 다쳤으며, 뒤이어 수십 분 뒤 애틀랜타 시내에서 길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스파 업소 두 곳 ‘골드 마사지 스파’와 ‘아로마세러피 스파’에서 총격이 일어나 4명이 사망했다.
애틀랜타K는 현지 업계 관계자를 인용, 뒤에 습격을 당한 스파 업소 두 곳에서 나온 사망자 4명이 모두 한인 여성이었다고 전했다. 한 한인 관계자는 “생존한 종업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사망자와 부상자 모두 한인 여성”이라며 “골드 스파에서 3명, 아로마세러피 스파에서 1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아직 정확한 범행 동기나 아시아계 혐오범죄와의 연관성은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사망자 8명 중 한인을 포함해 6명이 아시아계 여성으로 알려지면서, 아시아계 혐오 범죄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각지에서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아시아계 시민들을 향한 혐오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샌버너디노 연구소 증오·극단주의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주요 16개 도시에서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가 전년 대비 149%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국계 교민의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계 혐오 사건을 신고받는 민간단체 ‘아시아·태평양계(AAPI) 증오를 멈춰라’가 신고현황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2월 미국 전역에서 500여 건이 넘는 아시아계 혐오 사건이 발생했으며, 이 중에서 한국계 피해자 비중은 14.8%로 중국(42.2%)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지난달 13일에는 뉴욕 쇼핑가에서 83세의 한국계 미국인 할머니에게 이유 없이 침을 뱉고 주먹질을 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당시 공격을 받은 한인 할머니는 땅에 머리를 찧고 의식을 잃었다.
현지 수사 당국은 이번 총격 사건의 용의자로 마사지숍 감시 카메라에 포착된 20대 백인 남성을 체포, 조사에 돌입했다. 당국은 그가 일련의 사건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해당 소식에 곧장 대응에 나섰다. 외교부는 관련 영사를 현장에 급파해 교민 피해 여부를 확인 중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지에 있는 주애틀랜타총영사관이 현장에 사건·사고 영사를 현장에 급파해 재외국민 피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신속한 영사 조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