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당분간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가 없을 것임을 재확인하면서 뉴욕 증시가 반등한 가운데, 쿠팡이 8% 넘게 급락했다. 상장 첫날 시가총액 100조 원을 훌쩍 넘어 기대감을 키웠지만, 주가는 맥없이 빠지고 있다.
18일 오전 마감한 뉴욕 증시에 따르면 쿠팡은 전일(47.13달러) 대비 8.15% 하락한 43.29달러에 마감했다. 상장 첫날 100조 원을 가볍게 넘겼던 시가총액은 83조8631억 원으로 감소했다.
쿠팡의 주가는 뉴욕 증시의 상승세와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89.42포인트(0.58%) 상승한 3만3015.3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1.41포인트(0.29%) 오른 3974.1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3.64포인트(0.4%) 상승한 1만3525.20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처음으로 3만3000선을 넘어 종가를 형성했다. S&P 500 지수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FOMC가 조기 긴축 우려에 대한 불안 심리를 해소하면서 뉴욕 증시가 상승했지만, 쿠팡은 상장 이후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이 쿠팡을 사들이고 있는 것도 하락세를 멈추지는 못했다.
이날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쿠팡은 상장 이후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순매수 순위 1위로 6875만 달러(772억 원)에 이른다. 상장 5일차를 감안하면 적지않은 규모다. 2위는 애플로 5589만 달러였고, 3위는 야후 재팬을 운영하는 Z 홀딩스(5371만 달러)였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의 주식 처분은 주가 하락의 도화선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의장은 클래스A 주식 120만 주를 매도했다고 15일 공시했다. 매도 가격은 공모가인 주당 35달러로, 총 4200만달러(약 475억원) 규모다.
김 의장은 클래스A 보통주를 한 주도 들고 있지 않지만, 일반 주식의 29배에 해당하는 차등의결권이 부여된 클래스B 보통주를 100% 갖고 있다. 보유 지분 중 일부를 팔려면 클래스B 주식을 클래스A로 바꿔야 한다.
다만 김 의장 의결권이 종전 76.7%에서 76.2%로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확고한 경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