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전세시장 '숨고르기'… 실거래가 하락 단지 늘어

입력 2021-03-21 14:51수정 2021-03-2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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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매매‧전세가격 상승폭 둔화 '뚜렷'
고가 아파트 신고가 거래도 여전…“본격적 하락은 아직, 금리 인상 주목해야”

서울 아파트 매매‧전세시장이 숨고르기 장세에 돌입했다. 매매‧전세가격 모두 상승폭이 꺾이고 있다. 아파트 매물도 서울 전역에서 일제히 늘고 있다.

2‧4 대책 등 대규모 주택 공급 예고에 대한 기대감과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세금 부담 증가까지 더해지면서 주택시장이 빠르게 안정권에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고가아파트에선 신고가 거래 사례가 여전히 나오는 만큼 안정세를 속단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많다.

21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28% 올랐으나 전주보다는 상승폭이 0.04%포인트(P) 빠졌다. 지난달 15일 0.42%의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4주 연속 둔화세다.

아파트 매물도 점점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은 총 4만6048건으로 4만327건을 기록한 한 달 전보다 14% 이상 늘었다. 아파트 매물은 서울 내 모든 자치구에서 증가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 둔화와 매물 증가는 2·4대책에 따른 주택 공급량 증가 기대감에 매수심리가 한풀 꺾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주택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세금 부담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서울 곳곳에선 이전 거래보다 낮은 가격에 실거래가 이뤄지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형은 이달 2일 23억2000만 원(6층)에 팔렸다. 이는 직전 거래인 지난달 24일 24억5000만 원(6층)보다 1억3000만 원 내린 것이다. 비(非)강남권도 사정이 비슷하다. 구로구 오류동 경남아너스빌 전용 84.9㎡형은 지난달 4일 7억7200만 원(17층)에 신고가 거래된 뒤 지난 2일 7억4700만 원(20층)에 손바뀜했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해 올해 초까지만 해도 신고가 거래가 많았는데 2·4대책 발표 이후 공급이 늘어나 집값이 더 오르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매수를 망설이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전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전세시장이 숨고르기 장세에 돌입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전세가격 모두 상승폭이 둔화됐다. 다만, 서울 주택시장이 가격 하락기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많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용산구 일대 아파트 단지들 모습.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폭도 '둔화'

전세시장도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0.14%로 전주(0.21%) 대비 0.07%P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 기준으로도 지난주 서울 전셋값은 0.05% 올라 전주(0.06%) 대비 상승 폭을 줄였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9단지 전용 71.37㎡형은 전셋값이 지난 1월 26일 6억7000만 원(10층)에서 이달 6일 5억8000만 원(11층)으로 내렸다. 노원구 중계동 청구3차아파트 전용 84.77㎡형은 지난달 8억7000만 원(15층)에 전세 거래됐으나 현재 시세는 7억7000만∼7억8000만 원에 형성돼 있다.

다만 이같은 서울 아파트 매매·전셋값 약세는 일시적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직전 거래 대비 가격이 하락한 곳도 있지만 신고가를 경신하는 단지도 여전히 많아서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 전용 59㎡형은 지난 1일 26억 원(7층)에 팔려 직전인 1월 17일(25억원·18층) 거래보다 1억원 올랐다. 역대 최고가다. 마포구 성산시영아파트 전용 50㎡형도 지난 8일 직전 거래가보다 3500만 원 오른 10억1500만원(11층)에 거래됐다.

박원갑 KB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최근 미국의 국채금리가 반등하고 국내 은행들도 주택담보대출금리를 인상하는 분위기”라며 “금리가 오르면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매한 층에 상당한 부담이 돼 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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