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아파트값이 갈피를 잡지 못한 채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주택시장 전반에 관망세가 확산하면서 상승폭이 꺾이는 분위기지만 여전히 상승폭을 키우는 지역과 단지가 적지 않다. 당분간 매도자와 매수자들이 집값을 사이에 두고 치열한 눈치싸움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경기도 아파트 매매가격은 0.37% 올랐다. 2·4 공급 대책이 나왔던 2월 초 0.46%까지 치솟았던 상승률이 5주 연속 꺾였다. 2·4 대책이 나온 뒤에도 가파르게 오르며 0.41%를 기록했던 인천(0.36%) 아파트값 상승률도 2주 연속 둔화됐다.
지역별로 들여다보면 희비는 엇갈린다. 경기권 대부분 지역에서 오름세가 꺾이는 있지만 반대로 오름폭을 키우는 지역도 적지 않다. 안양(0.47%→0.57%)을 비롯해 용인(0.32%→0.34%), 수원 팔달(0.31%→0.37%), 안산(0.76%→0.85%), 파주(0.11%→0.17%) 등은 여전히 집값 뜀박질을 이어가고 있다. 의왕은 오름세가 꺾이고 있지만 한 달 내내 0.9%대의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인천 8개 구에선 동·미추홀·남동구가 상승세가 꺾인 반면 중·부평·계양·서구는 강세가 이어졌다.
실제 분양 11년 만인 지난해에야 미분양 물량을 모두 팔아치운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동 일산위브더제니스에선 올해 1월 7억8000만 원에 거래됐던 전용 95.5㎡형이 이달 7억 원에 팔리며 두 달 사이 7000만 원이나 하향 조정됐다.
반면 파주 동패동 책향기마을우남퍼스트빌에선 1월 4억8000만 원에 거래된 전용 101㎡형이 이달 초 5억9000만 원에 거래되며 6억 원을 눈 앞에 뒀다.
안산 고잔동 안산레이크타운푸르지오 전용 84㎡형의 최근 실거래가는 7억 원이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호가는 9억 원 안팎까지 올라 있다. 최고 호가는 11억 원에 달한다. 고잔동 A공인 측은 "호가는 그대로 유지되는데 관망세가 커지면서 매도자와 매수자가 원하는 가격대의 갭(차이)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높은 호가의 매물은 잘 팔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수도권 주택시장에는 다양한 변수들이 혼합되면서 매도자와 매수자들의 줄다리기가 심화하는 양상이다. 2·4 대책을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확산한 데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세금 부담 등이 더해지면서 아파트값 상승세는 대체로 둔화하고 있다. 하지만 LH 땅 투기 의혹으로 인한 공급대책에 대한 불신과 서울시장 규제 완화 가능성 등으로 집값이 다시 뛸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땅 투기 의혹과 공동주택 공시가격 급등으로 인한 세 부담에 다주택자 일부가 매물을 내놓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주택시장 변수가 워낙 많은 데다 내달 수도권 입주물량 급감으로 전셋값이 약세 전환하기엔 녹록지 않아 시장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