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3.3㎡당 6100만원… 전용면적 206㎡형 40억원 '훌쩍'
국내에서 가장 비싼 임대아파트. 서울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 한남'이 분양 전환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3.3㎡당 6000만 원이 넘는 분양가를 감당할 방안을 찾기 위해서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나인원 한남 시행사인 디에스한남은 입주자들에게 분양 전환 신청을 받고 있다. 디에스한남은 이달 말까지 신청 접수를 마치고 상반기 중 분양 전환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2019년 11월 입주를 시작한 나인원 한남은 한국에서 가장 비싼 임대아파트다. 가장 작은 주택형인 전용면적 206㎡형도 임대보증금이 33억 원에 이른다.
나인원 한남은 원래 2017년 분양하려 했으나 비싼 분양가 탓에 분양에 필요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을 받지 못하자 4년 임대 후 분양으로 선회했다.
원래대로면 2023년 분양 전환해야 하지만 디에스한남은 임대 기간 절반이 지나는 올해 분양 전환을 결정했다. 법인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세율이 오르고 과세 표준인 아파트 공시가격도 높아지면서 세금 부담이 갈수록 불어난 탓이다. 이 회사는 475억 원의 당기 순손실을 냈다.
문제는 자산가가 많은 나인원 한남 입주자로서도 감당하기 버거운 분양가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디에스한남에서 제시한 분양가는 3.3㎡당 6100만 원이다. 2017년 계획했던 7000만 원보다는 낮아졌지만, 전용 206㎡형 분양가가 43억 원이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펜트하우스 분양가는 9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시가 15억 원 이상 주택을 구입하기 위한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고소득자 신용대출도 제한하고 있다. 통상적인 경로로 나인원 한남을 분양받으려면 수십억 원을 현금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디에스한남이 조기 분양 전환을 결정하자 일부 주민들이 소송까지 제기하며 반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에서 날벼락을 맞게된 탓이다.
법원이 디에스한남 손을 들어주면서 조기 분양 절차는 재개됐지만 분양가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부동산을 취급하는 투자은행(IB)까지 나인원 한남 분양가 조달에 관심을 두고 있다. 돈을 융통할 방법만 찾으면 자산가들 사이에 영업망을 뻗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어서다.
디에스한남 조모회사인 대신증권 관계자는 “현재 90% 이상 분양 전환 절차가 끝났다. 사실상 분양에 흥행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