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장외시장에서 개인의 회사채 순매수 규모(26일 기준)는 3월 들어 1750억 원가량이다. 2월 한 달 순매수(1588억 원)를 넘어섰다. 지난해 3월 1130억 원보다도 620억 원가량 많다.
서울 영업점에서 근무하는 PB(프라이빗뱅킹) 관계자는 “최근 한진칼의 경우, 2시간도 되지 않아서 마감됐다. 요새 회사채 수익률 3%만 되도 뒤도 안돌아보고 투자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주식시장도 조정 국면인데다가 은행에 예치해도 금리가 낮으니 신용등급 BBB만 돼도 관심갖는 투자자들이 꽤나 많다”고 덧붙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연 0.5%에 머물면서 개인들은 수익률 높은 확정금리상품에 더욱 갈증을 느끼고 있다”며 “최근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 상승으로 기업 신용위험 확대를 우려한 기관투자가들이 몸을 사리고 있다. 큰 손 불개미들이(변동성이 큰 증시를 피해 크레딧시장으로 눈을 돌린) 투자 의욕에 불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전문가들도 기초 체력이 탄탄한 ‘A’등급 회사채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평가한다. 이들은 펀더멘털이 좋거나 앞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크고, 향후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등의 재료를 담고 있는 곳이 많다.
국내 신용평가 3사가 등급을 부여한 A등급 회사채는 114개 사(약 30%)다. ‘AA’(158개) 다음으로 많다. 그러나 등급 전망이 ‘긍정적’인 곳은 13개에 달한다. AA(1개), BBB(3개)보다 월등하다. 그만큼 상향 가능성이 크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등급 전망이 ‘긍정적’인 A급 기업의 지난해 순레버리지(순차입금/EBITDA)와 커버리지(EBITDA/총 금융비용) 배율은 각각 4.0배, 9.4배로 비교적 안정적이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과 금리상승은 채권 투자 입장에서 가장 큰 악재다”면서“채권에 대한 투자를 피하는 것이 상책이지만 그렇다고 밸류에이션 부담이 존재하는 주식이나 불확실성이 큰 대체투자(AI)에 대한 비중을 크게 높일 수도 없다. 자산 배분 관점에서 채권 투자가 필요하다면 현재 금리 상승에 가장 방어적이면서 수익을 내는 ‘A’등급 회사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기초체력이 탄탄한 기업으로 HDC현대산업개발과 TSK코퍼레이션(이상 A+), 광동제약과 현대비엔지스틸(A0), KCC건설(A-)을 꼽았다. 기초체력이 꾸준히 좋아지고 있는 곳으로는 동원F&B와 세아제강(이상 A+), 크라운제과와 한솔제지(이상 A0), 노루페인트(A-)를 들었다.
SK매직과 TSK코퍼레이션은 IPO 등 이벤트을 통해 펀더멘털을 개선할 곳으로 지목했다. 또 SK증권과 홈플러스, 대우건설에 대해선 M&A 모멘텀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 기업은 사모펀드(PEF) 또는 산업은행이 높은 지분을 소유하는 곳에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