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재개발 2차 사업지 16곳 발표…주민은 ‘반신반의’, 시장은 '기대'

입력 2021-03-29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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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1·장위8구역 등 2차 사업지 선정
LH 땅 투기 사태로 사업 '난항' 우려

▲정부는 29일 ‘공공재개발’(공공 참여형 재개발) 2차 사업지 16곳을 발표했다. 사진은 18일 오후 공공재개발 후보지인 서울 흑석2구역 모습. (연합뉴스)

‘공공재개발’(공공 참여형 재개발) 2차 사업지 16곳이 공개됐다. 공공재개발 사업은 3기 신도시와 공공주도 정비사업과 함께 정부 주택공급 사업의 핵심축으로 서울 내 예상 공급물량은 총 4만 가구 규모다. 하지만 전망은 어둡다. 정부는 빠른 사업추진을 약속했지만 공공재개발을 주관할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최근 땅 투기 사태로 추진 동력을 잃었다. 이에 공공재개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29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공공재개발 2차 사업 후보지 16곳을 발표했다. 지난 1월 15일 1차 사업 후보지를 발표 한지 두 달 반 만이다. 선정 후보지들은 주로 역세권 5만㎡ 이상 대규모 주거지다.

선정 구역으로는 노원구 상계3과 강동구 천호A1-1, 동작구 본동, 성동구 금호23, 종로구 송인동 1169, 양천구 신월7동-2, 서대문구 홍은1, 충정로1, 연희동 721-6, 송파구 거여새마을, 동대문구 전농9, 중랑구 중화122, 동대문구 전농9, 중랑구 중화112, 성북구 성북1, 장위8, 장위9, 영등포구 신길1 등이다.

공공재개발은 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시행사로 참여하는 재개발 사업이다. 기존 민간사업의 절반 수준으로 사업을 빠르게 추진하고 용적률 규제 완화를 보장하는 대신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추가 공급 물량의 50% 이상을 임대주택으로 공급해야 한다.

앞서 발표된 1차 사업 후보지는 총 8곳으로 동작구 흑석2구역과 영등포구 양평13·14구역, 동대문구 용두1-6·신설1구역, 관악구 봉천13구역, 종로구 신문로2-12구역, 강북구 강북5구역 등이다.

정부, 공공재개발 사업지 발표는 했지만…전망은 '난망'

정부는 공공재개발 사업 2차 사업 후보지까지 발표하면서 주택 공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당장 공공재개발을 주도해야 할 LH는 직원 땅 투기 의혹으로 신뢰성을 잃었다. LH는 앞으로 공공이 아닌 민간을 상대로 재개발 협상을 벌여야 하는데 땅 투기에 나선 사실이 알려지면서 협상력을 잃었다는 평가다.

성북1구역 관계자는 “우리 구역은 민간 재개발로는 사업 자체가 무산될 수 있어 공공재개발을 추진하려는 의지가 매우 강한 곳”이라며 “그런데도 LH 사건 이후로 민간 재개발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소수지만 나올 정도였다”고 말했다.

또 공공재개발 사업 후보지로 선정되더라도 전체 주민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만큼 공공은 구역 내 반대의견을 설득해야 하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공공재개발 사업 선정을 보류한 마포구 아현1구역 관계자는 “이곳에서 부동산 임대사업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들 입장에선 민간 재개발을 추진해야 수익이 더 높으므로 공공재개발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공공재개발 주요 후보 구역 내 부동산 시장은 개발 기대감으로 차있었다. 다음 달 7일 선출될 서울시장은 여야 관계없이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공약했다. 이에 구역 내 연립·다세대주택(빌라) 매물은 자취를 감춘 상황이다. 아현1구역 인근 S공인중개 관계자는 “지난달 이후 구역 내 빌라 매물은 사실상 없다”며 “올해 초 가격이 급등한 이후 매물이 없어 거래가 끊겼다”고 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공공재개발은 주택 공급의 일관성 있는 정책 추진 측면에선 바람직하지만 이를 주관할 LH에 대한 국민 신뢰는 바닥에 떨어졌다”며 “또 공공재개발 사업을 위해선 LH 내 인력‧부서 확충이 필수적인데 지금은 불가능하므로 LH 사태가 마무리 될 때까지 사업을 잠정 보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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