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명품시계 산업, 공급과잉 그림자 드리워

입력 2021-04-1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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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 시계 부문 CEO 블룸버그 인터뷰
"코로나19에도 공급 늘려 생태계 파괴"
일부 명품만 살아남는 양극화 우려

▲롤렉스 시계. 출처 롤렉스 홈페이지
스위스 명품시계 산업에 공급과잉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에도 일부 시계 업체가 지나치게 많은 제품을 시장에 내놓은 탓이다. 업계는 공급 과잉에 따른 산업의 양극화를 우려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에르메스의 로랑 도르데 시계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스위스 명품 시계 산업의 공급 과잉 문제점을 지적했다.

도르데 CEO는 “지난해 팬데믹으로 일시적으로 생산을 중단하면서 명품 시계 시장은 공급 과잉 상황이 일부 나아졌다”며 “하지만 일부 제조사들이 너무 많은 시계를 생산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스위스 시계 산업은 지난 40년간 10억 개 이상의 제품을 수출하며 호황기를 보냈다. 하지만 제조사들은 독점적 지위를 얻기 위해 더 많은 공급 경쟁을 벌이는 역설적인 상황에 처했다.

이 같은 문제는 영업 관리자에게 너무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근본적 원인이라고 도르데 CEO는 짚었다. 인센티브가 경쟁 과열을 부추긴다는 것이다. 그는 “적어도 일부 브랜드에서는 (지나친 인센티브가) 핵심 문제로 남아 있다”며 “인센티브를 받는 인력이 있는 한 시장에 과잉 재고는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르데 CEO에 따르면 지난해 스위스 시계 수출은 관광이 중단되면서 전년 대비 22% 감소했고, 이러면서 롤렉스와 파텍필립, 오데마 피게, 까르띠에, 오메가 등 일부 브랜드에 소비가 집중되고 있다. 상황이 악화할 경우 소규모 독립 브랜드는 파산하고 최고가 시계만 살아남을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지난해 하이엔드 브랜드 RJ는 사업 부진에 파산을 신청했다.

도르데 CEO는 “상위 5개 브랜드가 아니면 시장은 어렵다”며 “시계 산업은 극도로 양극화되고 있고, 승자와 패자 모두 점점 많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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