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 F62 이어 두 달 만에 10만 원대 신제품 2종 판매
삼성전자가 인도에서 10만 원대 보급형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현지 소비자 마음 사로잡기에 돌입했다.
이는 인도시장에서 70%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제조사들의 아성에 균열을 내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초저가 시장을 점령하고 있던 샤오미, 오포 등도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며 인도는 중저가 스마트폰 제조사의 치열한 ‘전장’이 될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인도 최대 인터넷 쇼핑몰 플립카트(Flipkart)와 공식 홈페이지에서 갤럭시F12와 갤럭시F02s에 대한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갤럭시F는 삼성전자가 플립카트와 제휴해 내놓은 중저가 스마트폰 시리즈로, ODM(제조자개발생산)을 통해 만들고 현지 유통과정을 대폭 줄여 가격을 크게 낮췄다.
두 제품은 각각 갤럭시M12와 갤럭시A02s를 더 저렴하게 리브랜딩한 것으로, 모든 사양에서 20만 원 아래 가격대를 형성한 점이 특징이다. 갤럭시 F12의 경우 사양에 따라 1만999루피(16만9000원)~1만1999루피(18만4000원) 선이고, 갤럭시F02s는 8999루피(13만8000원)~9999루피(15만3000원)로 상대적으로 더 저렴하다.
두 제품 모두 가격대를 확 내렸지만, 배터리와 카메라 기능엔 나름대로 힘을 줬다.
갤럭시F12엔 △90Hz 주사율 HD 디스플레이 △전면 8MP(메가픽셀), 후면 48MP 쿼드 카메라 △6000밀리암페어(mAh) 배터리, 갤럭시F02s에는 △6.5인치 HD 디스플레이 △전면 5MP, 후면 1300만 화소 메인 카메라 △5000mAh 배터리가 포함됐다.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갤럭시F12가 엑시노스850, 갤럭시F02s는 퀄컴 스냅드래곤450을 실었고, 15W 급속충전 기술도 두 제품에 모두 탑재됐다.
2월 인도 특화 스마트폰 라인인 '갤럭시 F' 첫 제품인 갤럭시 F62를 선보인 데 이어 두 달 만에 갤럭시 F라인 새 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갤럭시 F62는 30만 원대 가격으로 고성능 칩셋과 카메라를 강점으로 내세웠다면, 이번에는 가격대를 더욱 낮춰 소비자층을 넓히려고 시도했다.
인도는 14억 명의 인구를 보유했지만, 스마트폰 보급률은 상대적으로 낮아 포화에 이른 주요 스마트폰 시장과 비교해 ‘블루오션’으로 불린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2년까지 인도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30% 후반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전환을 망설이는 인도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현지에 진출한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10만 원대 초저가 제품으로 외연 확장을 시도해왔다. 삼성전자 역시 2019년 10만 원대 스마트폰 제품 갤럭시M10과 M20을 내세워 출시 당시 스마트폰 첫날 판매량으로는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올해의 경우 출시가 지연됐던 초저가 제품들이 대거 시장에 등장하는 양상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위축됐던 현지 소비심리가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 외에도 중저가 제품에 특화된 제조사들도 10만 원대 제품을 내놨거나, 출시 계획을 밝혔다.
가장 공격적으로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 확장에 나서고 있는 샤오미 행보 역시 눈에 띈다. 올해 들어서만 포코 M3, 레드미 노트10 등 다양한 라인업에서 10만 원대 선택지를 내놨다. 포코 M3의 경우 유럽에선 20만 원대에 팔렸지만, 인도 출시 버전에선 사양이 일부 낮춰 가격을 내렸다.
오포와 비보의 경우 지난해 말 출시한 20만 원대 스마트폰들에 대한 할인과 캐시백 혜택을 대거 추가하며 삼성전자와 샤오미 보폭 맞추기에 열심이다.
올해 인도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중국 경쟁사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결정하면서, 어느 정도만큼의 빈자리를 각 제조사가 가져갈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시장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샤오미가 26%로 1위, 삼성전자는 21%로 2위를 차지했다. 비보, 리얼미, 오포 등 다른 중국 제조사들은 10% 넘는 점유율로 삼성전자를 추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