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공격한 김종인에 쏟아진 원성…"매우 건방진 행동"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야권'의 실체가 없다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당 내부를 지적하자 야권에선 비판이 쏟아졌다. 야권 정치인들은 김 전 위원장의 발언이 야권 분열을 불러온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4선의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은 12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문재인 정부 폭정에 맞서 한 사람이라도 손을 잡고 큰 힘을 내야 할 때"라며 "하고 싶은 말을 어떻게 다 하고 사냐"고 비판했다.

홍 의원이 이런 발언을 한 배경에는 전날 김 전 위원장이 '연합뉴스'와 인터뷰한 내용이 야권 분열을 불러올 우려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 전 위원장은 인터뷰에서 "지금 야권이라는 것은 없다"며 "지금부터 무슨 대통합 타령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안 대표와 국민의당, 당내 중진 의원을 거론해 부정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특히 당 지도부로 남지 않은 이유로 "당 대표하고 싶은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다"라며 "내 면전에 대고 '언제 나가냐'고 묻는 중진도 있었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이에 차기 당 대표를 노리는 홍 의원으로선 김 전 위원장의 발언이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홍 의원은 "문 정부의 독선, 오만과 김 전 위원장이 무엇이 다르냐"며 "300만이 몸담은 국민의힘 전통역사를 바탕으로, 자강의 힘을 바탕으로 야권통합하여 수권정당으로 정권교체를 이뤄낼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사사건건 앞으로도 감 놓아라 배 놓아라 하면 이 당이 누구의 당이냐"며 "우리가 잘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에서도 강도 높은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구혁모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회의에서 김 전 위원장을 향해 "야권은 오로지 국민의힘만 있다는 오만불손함과 정당을 단순히 국회의원 수로만 평가하고 이를 폄훼하는 행태는 구태 정치인의 표본이며 국민에게 매우 건방진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구 최고위원은 "김 위원장께서는 도대체 지난 보궐선거 기간에 무얼 하셨냐"며 "야권 대통합이라는 국민의 지상명령을 무시하고 안철수, 오세훈 두 후보가 보여준 화합의 정치에 처음부터 끝까지 흙탕물만 일으킨 장본인 아니었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애초에 국회의원 시절 뇌물수수로 징역형을 받아 의원직이 박탈된 범죄자 신분이었으니 쌓았던 공도 그렇게 크진 않은 것 같다"며 김 전 위원장을 깎아내렸다.

이런 발언을 한 배경에 대해 구 최고위원은 이투데이와 통화에서 "단일화하고 이후부터 계속해서 소통하고 있는데 계속 그런 발언을 하니깐 반박을 했다"며 "판을 깨지 말아 달라는 취지에서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야권이 통합돼서 내년에 어쨌든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