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2년 만에 '집문서'가 생긴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아파트(옛 가락시영아파트)에서 매물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소유권 행사가 자유로워지면서 가격도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헬리오시티 매매 매물은 13일 현재 562건이다. 연초(299건)보다 매물이 88% 급증했다. 매물 가뭄에 시달리던 지난해 8월과 비교하면 8달 만에 매물이 7배 넘게 늘었다.
헬리오시티는 한국에서 가장 큰 아파트 단지(9510가구)지만 그간 거래량에선 '덩칫값'을 못했다. 2019년 입주 후 올 초까지 아파트 소유권이 가락시영 재건축 조합에서 각 가구로 넘어오지 않았던 탓이다. 조합 내분과 조합원 추가 분담금 문제가 겹치면서 소유권 이전 작업은 2년 동안 지연됐다.
소유권 등기를 받지 못하면 아파트를 매매할 때 법적으로 제대로 보호를 받지 못할 수 있다. 조합원은 입주권 형태로라도 아파트를 팔 수 있지만, 일반분양으로 아파트를 취득한 사람(수분양자)은 이마저 어렵다. 그간 헬리오시티 거래가 뜸했던 이유다.
지난해 말 조합원 총회에서 추가분담금 문제가 타결되면서 활로가 트였다. 송파구가 올 초 헬리오시티 소유권 이전고시를 내면서 지금은 동(棟)별로 소유권 이전 작업이 진행 중이다. 부동산 시장에선 이달 중 모든 동에서 소유권 이전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집값도 탄력을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매물이 늘면 가격은 하방 압력을 받지만 헬리오시티는 소유권 리스크 해소가 가격을 떠받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13억 원대던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49㎡형은 지난달 처음으로 실거래가 15억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이맘때 16억 원에 매매되던 전용 84㎡형도 20억 원까지 값이 올랐다. 지금은 23억 원까지 호가한다.
다만 세금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올해 6월 1일을 기준으로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가 과세되기 때문에 보유세 부담을 줄이려는 소유자는 그 전에 집을 처분해야 한다. 특히 헬리오시티는 올해 처음으로 공시가격을 받기 때문에 보유세 부담이 지난해보다 커질 가능성이 크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도 6월부터 올라간다. 절세를 위한 급매물이 5월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큰 이유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일반적으로 등기가 마무리되면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때문에 매수세가 커지고 가격도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며 "5월까지 일시적으로 값을 낮춘 급매물이 늘어날 수는 있지만 현재 시장 상황으론 충분히 소화가 가능한 상태"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