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처먹네” “굶겨”…정인이 양부모의 ‘일상적 학대’ 충격

입력 2021-04-15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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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생후 16개월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양부모의 결심공판이 열린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 입구에서 시민들이 양모 장 씨가 탑승한 것으로 보이는 호송차를 향해 피켓 항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생후 16개월 정인이를 학대 끝에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부모가 아이를 매우 귀찮아 한 정황이 드러났다.

지난 14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 이상주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양모 장 모(34) 씨와 양부 안 모(36) 씨가 주고받은 메시지를 공개했다.

지난해 3월 양모 장 씨가 ‘오늘 온종일 신경질. 사과 하나 줬어. 폭력은 안 썼다’고 메시지를 보내자 양부 안 씨는 ‘짜증이 느는 것 같아’고 답했다. 또 다른 메시지에서는 양모가 ‘지금도 (음식을) 안 처먹네’라고 하자 ‘온종일 굶겨보라’고 답장이 돌아왔다. 검찰은 이같은 내용을 볼 때 양부 안 씨가 양모 장 씨의 학대를 인식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양부는 “검찰이 제시한 SNS 대화는 회사에 있는 시간에 일일이 대응이 어려운 상황에서 보낸 것”이라면서 “(아내가 짜증을 내는 상태에서) 바른말을 하면 화를 돋우기 때문에 일단 제가 (기분을) 맞춰주고, 집에 와서 이야기했다”고 반박했다.

안 씨는 또 “와이프가 (정인이에 대한) 정이 없고, 스트레스 받았다는 걸 알지만, 아이를 이렇게 때리는지 몰랐다”면서 “알았다면 이혼해서라도 말렸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또 양모 장 씨가 잠에서 깬 정인이를 멀리 세워두고 걸어오라고 지시하는 상황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면서 “보통 부모는 영상을 촬영하면 귀여운 모습을 담는데 이 영상은 무서운 목소리로 오기 싫은데 오도록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검사는 또, 사망 당일 잠에서 깬 정인이가 활동하다가 갑자기 졸음이 오는 듯한 모습을 보여서 눕혀둔 상태로 외출했다가 돌아왔다는 양모의 진술에 대해서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장 씨는 “(그런 상황 전에) 제가 (정인이를) 때린 건 맞지만, 그것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울먹였다.

검찰은 “피해자의 건강 상태가 악화된 상태에서 발로 강하게 밟는 경우에 사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일반적인 성인이라면 당연히 인지했을 것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면서 장 씨에게 ‘사형’을 구형하면서 아동기관 취업제한 명령 10년, 전자장치 부착 명령 30년, 보호관찰 명령 5년을 함께 요청했다. 또 양부에게는 징역 7년 6개월과 아동 관련 취업제한 명령 10년을 구형했다.

이들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5월 14일 오후 2시에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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