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 방향성 잡긴 일러..내주 10년물 입찰 후 플랫 좀 더 진행
채권시장은 단기물 약세 장기물 강보합으로 엇갈렸다. 한국은행 4월 금융통화위원회가 생각보다 매파적(통화긴축적)이었다는 판단이 영향을 미쳤다.
실제, 이날 금통위는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동결했다. 다만 올 성장률이 3%대 중반은 될 것으로 본데다, 물가상승 압력과 부동산값 상승 및 가계부채 증가로 인한 금융불균형 우려 등이 더해지면서 단기물엔 부담으로 작용했다. 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확산) 상황으로 잠재성장률이 하락했을 가능성을 언급한데다, 2월말 발표한 올 상반기 중 5~7조원 규모의 국고채 단순매입도 예정대로 실시하겠다고 밝혀 장기물엔 다소 우호적이었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이주열 한은 총재 기자회견이 이미 알고 있던 수준을 언급한 정도라고 진단했다. 다만, 이 총재의 톤은 생각보다 매파적이었다고 전했다.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내년 하반기로 보는 분위기가 많다고 밝혔다. 미 연준(Fed) 과도 보조를 맞출 것으로 봤다. 실제 이날 이 총재도 당장 통화정책 기조를 변경할 상황은 아니라고 언급했다. 한국과 미국 모두 채권시장이 방향성을 잡기엔 일러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은이 예정대로 국고채 단순매입을 실시해 나가겠다고 밝힌 만큼 이달말 단순매입 가능성을 점쳤다. 이에 따라 다음주 19일 2조8000억원(지표물 1조7000억원, 선매출 1조1000억원) 규모의 국고채 10년물 입찰이후 일드커브 플래트닝이 좀 더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반면, 국고20년물은 0.2bp 떨어진 2.102%를, 30년물은 0.1bp 하락해 2.092%를, 50년물은 0.2bp 내려 2.091%를 보였다. 이는 각각 지난달 29일(2.085%, 2.065%, 2.065%) 이래 최저치다. 국고10년 물가채도 3.9bp 하락한 0.722%에 거래를 마쳤다.
한은 기준금리(0.50%)와 국고채간 금리차를 보면 3년물과는 64.7bp를, 10년물과는 152.0bp를 보였다. 10-3년간 스프레드는 1.5bp 좁혀진 87.3bp를 기록했다. 국고채 10년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은 6.9bp 상승한 129.8bp를 나타냈다. 전장에는 122.9bp를 보이며 지난달 25일(118.8bp) 이래 최저치를 보였었다.
6월만기 3년 국채선물은 전장대비 15틱 하락한 110.84를 기록했다. 장중엔 111.01과 110.80을 오갔다. 장중변동폭은 21틱으로 지난달 22일(21틱) 이후 가장 큰 폭을 보였다.
미결제는 1만1245계약 늘어난 35만5362계약을 보였다. 거래량도 11만7309계약 증가한 22만6301계약을 기록해, 전달 19일(22만8642계약)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원월물 미결제 2계약을 합한 합산 회전율도 0.64회로 역시 지난달 19일(0.74회) 이래 최대치를 경신했다.
매매주체별로 보면 외국인은 8026계약 순매도를 보였다. 반면, 은행은 2575계약을, 투신은 2511계약을 각각 순매수했다.
6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전일보다 27틱 떨어진 126.61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엔 126.90과 126.35를 오갔다. 장중변동폭은 55틱이었다.
미결제는 899계약 확대된 12만5543계약을, 거래량은 2만5925계약 늘어난 8만5812계약을 보였다. 원월물 미결제 2계약을 합한 합산 회전율은 0.68회를 기록했다.
매매주체별로 보면 은행은 1616계약을 순매도해 이틀째 매도에 나섰다. 반면, 금융투자는 1044계약을 순매수해 사흘째 매수대응했다. 외국인도 589계약을 순매수하며 이틀째 매수했다. 외인의 10선 누적순매수 포지션 추정치는 3만400계약으로 2월23일(3만1398계약) 이후 2개월만에 처음으로 3만계약대로 올라섰다.
현선물 이론가의 경우 3선은 저평 16틱을, 10선은 저평 12틱을 각각 기록했다. 3선과 10선간 스프레드 거래는 전혀 없었다.
그는 이어 “펀더멘털에 대한 총재의 낙관적 전망이 시장엔 다소 부담이 될 것 같다. 다만 예정대로 상반기 단순매입을 해나가겠다고 밝힘에 따라 월말 단순매입이 예상된다. 다음주 10년물 입찰이후 커브 플랫은 좀 더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딜러는 “결과론적으로는 시장이 금통위를 매파적으로 해석했다. 이미 알고 있던 수준인 3%대 중반의 성장률과 금융불균형 감안이 있었고, 단순매입은 예정대로 하겠다고 밝혔다. 새로울 것은 없었지만 총재의 톤 정도를 확인한 금통위가 됐다”며 “최근 10여일간 꾸준히 상승세(국채선물 기준)를 보였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컸던 탓인지 실망매물이 출회되며 약세를 보였다. 순간 1.1%를 밑돌았던 3년물도 다시 박스권으로 회귀했다. 단기 성장은 높아지고 잠재성장은 낮아지는 것을 반영했는지는 모르나 초장기물이 상대적으로 강해 일드커브는 플랫 움직임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장은 결국 한은이 언제 움직일 건지(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생각들을 하는 것 같다. 다만, 다수가 내년 하반기로 보는 듯 하다.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움직임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고, 연준과 보조를 맞추는 정도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며 “결론적으로 미국이나 한국이나 모두 금리 방향성을 잡기엔 아직 일러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