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데이' 맞아 집중 매수 나서
장난으로 시작한 가상화폐 ‘도지코인’이 가상화폐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도지데이(Dogeday)를 맞아 전 세계 개미들의 집중 매수세에 힘입어 20% 가까이 급등,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도지코인은 20일 오전 6시 현재(한국시간 기준) 암호화폐 가격 실시간 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보다 18.62% 급등한 코인 당 38.75센트를 기록하고 있다.
이로써 도지코인은 시가총액이 모두 509억 달러(56조7000억원)에 달해 시총 5위 암호화폐로 발돋움했다. 시총 1위는 비트코인, 2위는 이더리움, 3위는 바이낸스 코인, 4위는 리플 순이다.
그러나 장 중 한때 도지코인은 사상 최고가인 43센트까지 뛰면서 잠시나마 시총 기준으로 리플을 밀어내고 4위에 오르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이날 도지데이를 맞아 도지코인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매년 4월 20일은 대마초 흡연자들이 정한 '대마초의 날'이지만 도지코인 투자자들은 이날 도지코인도 함께 기념하자며 이날을 '도지데이'로 정했다.
도지데이를 앞두고 한국을 비롯한 미국의 개미들이 도지코인을 집중매수 해왔다. 한국 개미들은 지난 16일 무려 17조 원어치 도지코인을 사들인 뒤 꾸준히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미국의 개미들도 연일 수백억 달러씩 도지코인을 사들이고 있다.
사실 도지코인은 장난에서 시작됐다. 2013년 IBM 소프트웨어 개발자 빌리 마르쿠스와 어도비 마케팅 담당자 잭슨 팔머가 일본 시바견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이나 영상)을 차용해 만들었다. 장난으로 시작하다 보니 개발하는데 소요된 시간은 3시간 밖에 들지 않았다. ‘도지(Doge)’라는 코인명도 개(dog)를 잘못 쓴 인터넷 밈에서 따온 것이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유명인사들의 발언에 영향을 받으며 상승하기 시작했고 리플을 위협하는 알트코인으로 성장했다.
다만 급격한 성장에 따른 우려도 크다. 특히 도지코인 시장이 다른 암호화폐 시장과 달리 일부 투자자들에게 집중돼 있는 점에 대한 경고가 나온다. 암호화폐 리스크관리 플랫폼 업체인 TRM랩의 아칸드 시트라는 링크드인에 올린 포스트에서 도지코인 시장이 약 100명에 의해 좌우되는 시장이라고 비판했다.
시트라는 "연말에는 도지코인 거품이 쉽사리 터질 것"이라면서 전자지갑 98개가 도지코인 시장에서 유통되는 전체 코인의 65%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