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동안 공석이던 홈플러스가 새로운 수장을 맞이했다. 온라인으로 체질 개선과 연이은 매장 폐점에 따른 노동조합과의 갈등을 신임 이제훈 사장이 어떻게 풀어낼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홈플러스는 이제훈 신임 대표를 사장으로 선임했다고 21일 밝혔다. 신임 대표 취임은 5월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연세대 경영학과와 미국 와튼스쿨 경영학석사(MBA)를 졸업해 30여년 동안 리테일, 소비재 분야에서 종사해온 전문가다. 리테일, 소비재 부문 최고경영자(CEO) 경력만 10년이 넘는다.
이 신임 대표는 ‘펩시’와 제약사 ‘쉐링 플라우’의 미국 본사를 거쳐 2000년도부터 ‘피자헛 코리아’에서 최고재무책임자 겸 최고개발책임자(CDO), 최고운영책임자(COO) 역할을 담당했다. 2006년부터 최근까지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이 신임 대표는 ‘바이더웨이’, ‘KFC코리아’의 CEO를 역임했으며, 최근까지 화장품 브랜드 AHC로 유명한 ‘카버코리아’ 대표를 맡았다.
앞서 1월 국내 대형마트 업계의 첫 여성 CEO인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가 사임한지 3개월 만이다. 코스트코와 바이더웨이 등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한 임 대표는 2015년 재무부문장으로 홈플러스에 합류해 2017년 10월부터 홈플러스를 끌어왔다. 공교롭게도 임 전 대표와 이 신임 대표는 연세대 경영학과 동문으로 바이더웨이를 거쳤다.
이 신임 대표는 임 대표에 이어 온라인 사업으로의 체질 개선과 실적 악화, 노조와의 갈등 등의 현안을 맡게 됐다. 홈플러스는 2019 회계연도(2019년 3월~2020년 2월) 영업이익이 160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하는 등 최근 실적이 악화한 상태다. 여기에 SSG닷컴과 연계한 이마트나 롯데온의 롯데마트 등 경쟁사에 비해 이커머스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다 지난해 안산점, 대전둔산점, 대전탄방점, 대구점 폐점 계획에 이어 올해도 대구 스타디움점과 가야점의 폐점 소식을 알리며 노동조합 및 지역사회 시민단체들과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전날 홈플러스 영등포점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마트노조는 MBK파트너스에 대해 “장사에는 관심이 없고 땅투기로 먹고 튈 궁리만 한다”며 비판했다.
이 신임 사장은 우선 온라인 사업 및 신선식품 먹거리 분야에 집중하고, 배달 서비스 강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홈플러스는 올해 온라인 매출을 1조3000억 원으로 전망했으며, 2022년에는 1조8000억 원, 2023년에는 2조4000억 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또한 매장을 온라인 물류센터로 활용해 3년 내 ‘피커(대형마트에서 상품을 찾아 담는 직원)’를 현재 1900명에서 4000명으로, 콜드체인(냉장유통) 배송 차량도 1400대에서 3200대로 확대해 O2O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지난해 온라인 사업으로 1조 원에 가까은 매출을 올렸지만, 코로나19 때문이지 온라인 시장에 안착했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면서 “MBK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도 나선 만큼 이 신임 사장을 필두로 어떤 청사진을 제시할지 업계의 관심이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