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올해 EU에 6억 회분 백신 공급 예정
유럽 주요국들이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건 이 달 들어서다. 독일은 접종센터와 함께 일반 의원에서도 접종을 허용하면서 속도가 두 배로 빨라졌다. 현재 독일 인구의 20%가 최소 1회 백신을 맞았다. 2회 접종 비율은 약 7%다. 80세 이상 인구 대부분이 백신을 접종한 상태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도 비슷한 궤적를 따르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19일 기준 전체 인구의 19%인 1200만 명 정도가 1회 접종을 마쳤다. 2회 접종을 마친 인구는 46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7% 정도다. 이탈리아는 1520만 회분의 백신 접종이 진행됐다.
이 같은 백신 접종 속도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공급 지연에, 혈전 우려로 사용 보류까지 겹치면서 유럽 국가들의 백신 접종률은 10%에 못 미쳤다.
미국과 영국에 비해 백신 접종률이 월등히 떨어지던 유럽 국가들이 고비를 넘긴 데는 화이자의 빠른 백신 생산 및 공급 영향이 컸다.
EU는 14일 화이자 백신 1억 회분 추가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올해 6억 회분의 백신을 공급받을 전망이다. 이 가운데 2억5000만 회분은 2분기까지 공급받기로 일정을 앞당겼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유럽에 매우 좋은 소식”이라면서 “자랑스러운 이정표”라고 밝혔다.
혈전 우려로 이달 초 백신 공급을 중단했던 미 제약사 존슨앤드존슨도 유럽의약품청(EMA)의 조사 결과 발표 후 공급을 재개하기로 하면서 유럽 내 백신 접종은 더 속도를 낼 전망이다.
임상시험 막바지 단계에 있는 독일 큐어백의 백신까지 사용승인을 받을 경우 접종률은 더 치솟는다. 큐어백은 올해 3억 회분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백신 접종 속도전에 유럽 경제 회복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감염 확산으로 봉쇄 조처와 경제활동 재개를 반복하는 악순환을 끊을 수 있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이 같은 기대감에 1분기 하락했던 유로화 가치는 이달 들어 2.5%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