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정세균 전 총리, 사회통합 기치 미래구상 내달초 발표할 것"

입력 2021-04-22 18:22수정 2021-04-26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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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계 좌장격'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금은 장기플랜 단계, 위기관리ㆍ경제재건 시대정신 담아
원내대표 불출마 '4선' 선배로 모범되겠다는 마음였을 뿐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4선·서울 동대문갑)은 SK(정세균)계 좌장격이다. 차기 대권 주자로 부상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지근거리에서 돕고 있다. 21일 이투데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안 의원은 “이제 막 총리에서 퇴임하신 시기라 지금은 장기적인 플랜을 구상하는 단계”라며 “위기관리능력과 미래 지향적인 경제 재건이 시대정신인 만큼 차분히 앞으로의 방향을 구상하고 5월 2일 당이 재정비되는 대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정적인 리더십’이라는 평가를 받는 정 전 총리에 대해 안 의원이 바라본 대권 주자로서의 인물평은 어떨까. 안 의원은 “(정 전 총리가) ‘공직 끝판왕’이라고 하더라”라며 “국회의장, 총리, 산업자원부 장관을 역임하신 데다 당대표, 원내대표, 정책위의장까지 당무까지 안해본 것이 없는 분”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정치와 행정, 의회와 정부를 넘나들며 그 능력을 입증한 분”이라면서 “정세균 전 총리와 일을 안 해봤으면 모를까 해본 사람들은 모두 입이 마르게 칭찬할 정도로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는 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의 본령인 상대를 배려하는 공감능력, 측은지심을 갖고 있다. 그러한 인간적인 면모가 있는 분”이라며 “국정을 이끌 리더십으로 부족함이 없는 이유”라고 호평했다.

안 의원은 “웃는 얼굴에 가려서 잘 드러나지 않는 점이 하나 있는데, 이분이 위기에 매우 강한 분”이라고도 했다. 그는 “출마한 모든 선거에서 승리하기도 했고, 참여정부 시절 4대 개혁입법 처리 실패로 흐트러진 당의 전열을 추스르며 행정복합도시특별법, 과거사진상규명법, 사립학교법을 통과시키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총리로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앞장선 것은 물론, 대기업 상무까지 지낸 경력에 경제정책을 이끌어본 경험까지 있어서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기에도 충분한 분”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위기 극복과 경제 도약이라는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다만, 대권 주자로서 유의미한 지지율 5%를 돌파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있다. 이를 위한 정 전 총리의 메시지에 대해 “사회통합과 양극화 해소, 그리고 경제성장이 화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정세균 전 총리께서 아직 출마선언을 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먼저 구체적인 의제를 제시하기는 조금 부적절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오랜 정치 경험의 마지막에 총리로 국정 전반을 이끌며 다듬은 방향과 의제가 있다”며 “정세균 전 총리의 경륜을 바탕으로 한 의제가 국민께 설득력 있게 다가간다면 지지율은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4·7 재보선 직후 치러진 원내대표 경선에서 유력 후보였던 안 의원은 지난 12일 돌연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대해 “선배로서 모범이 되어야겠다는 마음이었다”며 “결정하기까지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안 의원은 “아시다시피 저는 누구보다 더불어민주당을 사랑하고 당을 위해 헌신해왔던 사람이다. 4·7 재보선 이후 격랑에 빠진 당의 쇄신에 앞장서야겠다는 책임감도 매우 컸다. 선배, 동료 의원님들을 한분 한분 찾아뵈며 공감대도 형성했고,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도 구상하고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런데 선거 이후 정국이 심상치 않게 돌아갔다. 초선 의원들의 반성에 일부 당원동지들의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우리 민주당의 힘은 다양성에 있다. 소통도 결국 다양성을 원동력으로 삼기 위한 수단”이라며 “하나의 목소리만을 내기 위한 소통은 빈말에 불과하다. 당의 위기 국면에서 누군가 진짜 소통의 물꼬를 틀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원내대표 불출마를 선언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누구보다 당원동지들과 국민의 사랑을 많이 받아 온 사람으로서, 제 주장을 내세우기보다 내려놓고 소통할 수 있는 모습을 보이고자 했다”며 “기대하고 성원해주신 분들께는 죄송한 결정이었지만, 돌아보면 잘 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도로 친문’이란 말까지 나오는 등 윤호중 원내대표 당선으로 인해 당내 주도세력 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일각의 평가에 대해선 “친문, 비문은 호사가들의 말 속에만 등장할 뿐 실체가 없는 계파”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 당은 한두 사람의 목소리가 당을 좌우할 정도로 약하지도 않다”며 “중요한 것은 누가 원내대표인지가 아니라 우리 당이 다시 건강성을 회복할 수 있는지에 있다”고 진단했다.

안 의원을 비롯해 중진 의원 6인은 당원 일부의 ‘권리당원 일동’을 자처한 성명서를 겨냥해 명의 사칭에 상응한 조치를 하겠다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당내외 비판 반응이 인 것에 대해 안 의원은 “당연히 비판이 있을 수 있다. 비판하는 목소리도 경청하고 있다. 그런데 중진의원 성명 이후 저희 의원실에도 탈당원서에 제 이름을 적은 팩스가 들어온다. 이러한 방식이 우리 당의 민주주의를 저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강성 당원에 맞서 초선 의원을 지키자는 말이 아니다”며 “성명에 참여하며 제가 지키고자 했던 점은 역시 우리 당의 다양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재보선 참패라는 결과 앞에 초선, 재선 의원님들이 용기있게 반성했다. 그 반성도 공론장에 올라온 토론의 한 종류”라며 “받아들일 점이 있다면 받아들이고 비판할 점이 있다면 비판하며 건전하게 논의를 발전시켜나가면 될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강성 당원동지들의 목소리도 당의 목소리이기에 당연히 경청해야 하지만 그 목소리가 당의 다양성을 저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서는 안 된다”고 피력했다.

문재인 정부 정권 말을 향해 달려가는 와중에 당·정·청의 관계, 원내 야권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자신의 진단을 드러냈다. 그는 “정권 말 당정청 관계를 이야기하기에는 아직도 코로나19 극복이 너무나도 중요한 시대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당정청은 원팀이 되어서 위기 극복과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 보강을 위해 나아가야 한다. 다만, 정권재창출을 목표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적 입장에서는 정책의 연속성 차원에서 당이 조금 더 주도적으로 움직일 필요는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의 자산을 100% 활용함으로써 국민의 목소리가 정부와 청와대로 고스란히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야권과의 관계에 대해 역지사지의 정신을 강조하며 “원내에서는 야권과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토론할 것은 토론하며 대화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흔히 정치를 전쟁에 비유하곤 하는데, 정치가 전쟁과 다른 점은 네가 죽어야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는 누군가 이긴다고 해서 반드시 상대가 지는 것은 아니다. 함께 이기는 방법이 반드시 있다”고 가치관을 드러냈다. 그는 “더구나 야당도 그 자체로 국민이다. 야당이 예쁘거나 잘해서가 아니라 야당은 야당을 지지하신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함께 대화하며 공존을 모색해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안 의원은 “그는 개혁의 과정에서 불거진 지난 갈등을 뒤로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며 “국민께서 보고 계신다. 우리가 진솔하게 대화를 시도한다면 야당도 마냥 어깃장을 부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협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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