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구 빅히트)가 미국 이티카홀딩스 인수를 위해 1조 원 규모 자금을 미국 자회사로 송금했다. 아울러 이 회사는 다음 달 14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레이블 사업 부문 물적 분할 여부를 통해 사업구조 개편 청사진을 확정한다.
하이브에 따르면 이 회사는 보유자금 6200억여 원과 국내은행에서 차입한 4500억 원을 미국 종속사 빅히트 아메리카에 28일 송금했다. 차입금 중 2500억 원은 오는 6월 마무리되는 4400억 원(추정) 규모 구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유상증자에서 충당한다. 나머지는 이티카 소속 아티스트를 대상으로 한 1800억 원 규모 유상증자로 채운다.
아울러 다음 달 14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호텔 3층 한라홀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분할 계획서 승인 안건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번 분할 여부는 FI(재무적 투자자)에 달렸다. 하이브에서 개인투자자 지분은 22.38%에 불과하다. 최대주주인 방시혁 의장(34.7%), 넷마블(19.9%), 스틱스페셜시츄에이션사모투자합자회사(8.0%) 등이 의결권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하이브는 물적분할을 통해 레이블 사업과 관련 사업부문을 맡은 '빅히트뮤직'을 신설하기로 했다. 신설되는 빅히트뮤직은 자산 2295억 원, 순자산 1158억 원, 부채 1137억 원을 보유하게 된다. 레이블 사업부문은 지난해 기준 매출액 4392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존속법인인 하이브는 총자산 1조5992억 원, 순자산 1조2038억 원, 부채 3954억 원을 보유하게 된다. 남은 사업부문은 전사 지원조직 용역 수수료, 임대료 등으로 지난해 기준 매출액 140억 원 수준이다.
쪼그라든 매출 규모는 합병을 통해 다시 만든다. 하이브는 지분 100%를 보유한 하이브아이피와 하이브쓰리식스티를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하이브아이피는 하이브 IP를 이용해 문구용품, 회화용품, 사무용품 도매업 등을 하는 회사고, 하이브쓰리식스티는 공연기획업을 하는 회사다. 이 두 회사는 각각 지난해 매출액 1240억 원, 1010억 원을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하이브의 분할 계획 발표 후 레이블 사업부문을 떼어내 새롭게 기업공개(IPO)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다만 이런 우려는 현실성이 적은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가 1조 원이 넘는 대규모 M&A를 진행한 데다 자금 여력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IPO를 통해 자금을 모집한다 해도 용처가 딱히 없기 때문이다. 추가 사업 여력 역시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이브는 분할 발표 당시 "빅히트 뮤직에 대한 IPO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