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들이 '이야기'에 홀렸다.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2’(이하 꼬꼬무2), ‘당신이 혹한 사이에’(이하 당혹사), MBC ‘심야괴담회’ 등의 프로그램들이 오싹하고 기이한 사건들을 소개하며 시청자들에게 인기다.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하는 예능이 방송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지난달 11일 선보인 ‘꼬꼬무2’는 장도연, 장항준, 장성규.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담꾼들이 뭉쳐 시청자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한다. 친한 친구와 편하게 이야기를 나눈다는 콘셉트로 역사적 그날의 이야기를 반말로 설명한다.
지난해 방송됐던 ‘꼬꼬무' 시즌1은 수지김, 신창원, 지존파, 오대양 등 10개의 에피소드를 전하며 첫 회 시청률 2.7%로 시작해 10회 4.7%로 마무리했다. 인기에 힘입어 ‘꼬꼬무’는 시즌2 제작으로 이어졌고, 그렇게 시작한 시즌2도 인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프로그램의 인기 비결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사건을 다른 구성으로 선보이면서 오는 신선함, 그리고 속도감 있는 편집이다. 또 출연진들의 친근한 스토리텔링이 시청자들을 집중하게 만들어 몰입도를 높인다.
지난 2월 2부작으로 파일럿 편성됐던 SBS ‘당신이 혹하는 사이’도 윤종신, 장진 감독, 봉태규, 장영남 등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세간에 떠도는 각종 음모론에 대해 들려준다. 역사 속 미스터리한 음모론이나 인터넷에 퍼져있는 최신 음모론까지 다양한 미제 사건을 시나리오처럼 구상해 전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1월 파일럿으로 화제를 모은 뒤 정규 편성된 ‘심야괴담회’는 시청자 공모를 통해 선정된 오싹한 이야기를 출연진이 스토리텔러로서 다시 전달한다. 요즘 공포나 호러를 다루는 방송 콘텐츠가 없는 상황에 빈틈을 파고 들었고, 시청자들에게 통했다는 평이다. 출연진들이 스토리텔러로 나서 전통괴담, 물귀신, 저주 등 이야기를 들려주고, 상황을 영상으로 재연하면서 공포감을 높인다.
이같이 출연진들이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듯, 직접 이야기를 설명해주는 방식은 시청자들과의 정서적 소통을 통해 몰입도 높인다는 분석이다.
반면 시청자의 이목을 끌기 위한 수단으로 자극적인 사건과 민감한 소재를 다뤄 불안감을 조성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과거 일어난 사건들 중 일부 범죄와 관련된 주제들이 과하게 자극적이지만, 이는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이 SBS ‘그것이 알고싶다’로 이미 확인된 바다. 이에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하는 프로그램들이 시청자들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소재를 일부러 선택한다는 지적이다.
‘꼬꼬무2’ 연출을 맡은 유혜승 PD는 “너무 자극적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아이템을 선정할 때는 과거의 사건이지만 현재와 얼마나 맞닿아 있는가를 생각한다”며 “오늘날 이 이야기를 다시 기억해야 하는지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에 사건을 다루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