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처 개각에 인사 밀린 듯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임기가 4일 남았지만 후임 인사가 안갯속이다. 여러 인물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지만 유력한 원장 후보 얘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 당분간 금감원장 자리는 공석을 유지한 채 김근익 수석부원장 대행 체제로 운영될 수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윤 원장은 오는 7일로 3년의 임기가 종료된다. 윤 원장은 윤증현, 김종창 전 금감원장에 이어 역대 3번째로 임기를 다 채운 금감원장이 된다. 외부에 금감원 독립론을 꾸준히 피력한 윤 원장은 내부 직원들의 신임을 바탕으로 올 초 연임설도 제기됐다. 하지만 2월 과거 채용 비리에 연루된 직원을 승진시키는 인사를 내면서 금감원 노조와의 관계가 틀어졌고 이후 윤 원장 연임설은 힘을 잃었다.
윤 원장의 후임으로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대사,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제1차관, 김종호 청와대 전 민정수석 등 관료 출신과 김은경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 등 내부 인물, 최운열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정치인 등이 거론돼 왔다. 여러 인사가 하마평에 올랐지만 윤 원장의 임기가 4일 앞으로 다가온 현재까지 뚜렷한 후보는 나오지 않고 있다.
금융권에선 경제부처 개각으로 금감원장의 인사가 밀린 것으로 보고 있다. 김부겸 총리가 취임한 뒤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은성수 금융위원장 등을 포함한 경제부처 수장 교체 작업이 이뤄질 것이고 이 때문에 금감원장 인선이 밀리고 있다는 관측이다.
신임 금감원장 후보로 물망에 오르는 사람 중 복수의 인사는 금감원이 아닌 다른 부처의 수장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정 대사가 개각 때마다 금융위원장 후보군으로 오르는 게 대표적이다. 김 전 차관 역시 금융위원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윤 원장의 임기까지 신임 금감원장이 임명되지 않으면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김 부원장이 금감원장직을 대행한다. 2018년에도 최흥식, 김기식 당시 금감원장이 사퇴하자 유광열 당시 수석부원장이 한동안 금감원장직을 대행했다.
알각에서는 김 부원장 대행 체재가 오래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윈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데 이번 정권의 임기가 1년 남아 금감원장의 임기도 사실상 1년이라는 것이다. 과거 이명박 정부 때 선임된 권혁세 당시 금감원장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사의를 표명했고 진웅섭 전 금감원장 역시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금감원장직을 그만뒀다. 금감원장의 공석 기간은 법령으로 정해진 것이 없어 공석이 오래 지속돼도 법상 문제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