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첫날부터 공매도 재개 직전인 지난달 30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77.70%, 87.6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심화로 금융당국은 주가 급락을 막기 위해 지난해 3월 16일부터 6개월간 공매도를 금지했다. 이어 두 차례를 더 연장했다. 약 1년 2개월에 걸친 이번 공매도 금지는 한국 증시 역사상 3번째 조치였고, 기간으로는 역대 최장이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 판 뒤 실제 주가가 떨어지면 싼값에 다시 사들이는 방식으로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14개월만에 재개되는 공매도로 투자자들은 주가가 급락할 것이란 우려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앞서 공매도 금지후 재개된 2번의 사례를 보면 한번은 올랐고 한번은 지수가 내렸다. 즉 특별한 방향성은 없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로 2008년 10월1일부터 2009년 5월31일까지 약 8개월간 공매도가 금지된 뒤 재개된 2009년 6월1일 코스피 지수는 1.4% 올랐다. 당시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3299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이후 유럽재정위기로 2011년 8월10일부터 11월9일까지 약 3개월간 공매도가 금지됐는데, 공매도가 재개된 2011년11월10일에는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4.9%, 4% 급락했다.
하지만 공매도 재개 3개월을 기준으로 놓고보면 대부분 회복하는 모습이다. 미래에셋증권의 분석 자료를 보면 2009년 5월 공매도 재개 후 한달 간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0.5%, 7.0% 하락했다. 하지만 공매도 재개 후 3개월이 되자 코스피는 14.7%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3.4% 하락했지만 1개월 등락률과 비교하면 낙폭이 줄었다.
또한 2011년 11월 공매도 재개 후에는 일주일간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각각 2.7%, 2.3% 내렸다. 반면 공매도 재개 후 3개월 등락률로 보면 두 지수가 각각 5.0%, 2.3% 상승했다.
배한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공매도 재개 시점에 증시 부담 우려가 고조됐지만 실질적 영향은 크지 않았다”면서 “재개 시점에 대비한 코스피 최대 낙폭도 2008년과 2011년 각각 -2.5%, -6.9% 까지 확대됐으나 두 시기 모두 100거래일 내에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2008년 공매도 재개는 주가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 반면 2011년은 공매도 제한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았고, 재개시점 잔존했던 불안요소가 주가 조정의 동인이었는데 이번에는 코로나19 백신 배포와 주요국 정책지원으로 지난 해 공매도 금지를 야기한 우려요인이 크게 줄었다:면서 ”14개월간의 금지기간을 고려하면 이번 공매도 재개는 2011년보다는 2008년 공매도 재개와 유사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