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교사 2명, 아동 9명 33차례 학대 혐의
가해 혐의받는 교사 1명, 주임교사로 계속 근무
경북 문경의 A 유치원 교사들의 아동학대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해당 유치원장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애초 지휘감독 의무가 있는 유치원장에 대해선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판단했으나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 이후 보강 수사를 통해 기소의견으로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경북경찰청과 대구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3월 말 경찰은 유치원장 B 씨에게 아동복지법 위반(양벌규정) 혐의를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앞서 경찰은 A 유치원 교사 2명을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이들은 유치원생 9명을 33차례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은 1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한 청원인이 “핸드워시 두 번 짜서 아이 팔 멍들게 한 교사, 방임한 원장에게 엄벌을 촉구한다”는 글을 올리면서 파장이 커졌다.
피해 아동 부모라고 밝힌 청원인은 “(CCTV 영상에서) 교사들이 가위를 벌려 아이 팔목을 위협하고 먹기 싫은 음식을 억지로 먹여 토한 걸 다시 먹였다”며 “(교사가) 아이가 몸을 움직여서 살짝 잡아당겼는데 멍이 들었다더니 (핸드워시를) 한번 짜야 하는데 규칙을 어겼다고 아이 팔을 잡아 멍이 들도록 학대했다”고 주장했다. 원장이 신고 의무자인데도 방임했다면서 아동학대에 대한 법은 강화됐지만 처벌이 미약하다고 덧붙였다.
피해 아동 부모는 교사 2명과 B 씨를 고소했으나 교사들만 아동보호사건으로 검찰에 송치되자 경찰 수사가 적절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대구지방검찰청의 보완수사 요구를 받은 경북경찰청은 B 씨가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등 관리ㆍ감독을 소홀히 했다며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B 씨는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말을 아껴야 할 것 같다"며 "검찰 조사를 기다리고 있다. 조사가 끝나면 (진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 아동 9명 중 1명을 제외한 8명의 부모는 유치원 교사 등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치원 측은 "청원 내용이 허위사실을 포함해 일방적이고 과장됐으며 왜곡된 내용"이라는 취지로 다른 학부모에게 해명 한 바 있다.
한편 A 유치원과 관련해 33건의 아동학대 의혹 중 28건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 교사 C 씨는 유치원을 그만뒀다. 그러나 같은 혐의로 송치된 다른 교사 1명은 해당 유치원 주임교사로 현재 계속 근무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