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에서 가장 유력한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2일 본격적인 대권 경선 세몰이에 나섰다. 키워드는 부동산, 대선후보 경선, 친문(문재인)이다.
부동산은 이날 이 지사가 세를 과시한 행사들의 주제다. ‘비주거용 부동산 공평과세 실현 토론회’와 ‘민주평화광장 주최 청년세대 주거기본권 실현을 위한 정책토크쇼’다.
4·7 재보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참패한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게 부동산 정책 불만인 만큼, 논란의 중심에 있는 부동산 세제와 청년 주거 문제에 관한 목소리를 내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경쟁 대권 주자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측에서 이 지사 견제를 위해 내놓은 대선후보 경선 연기론에 대해서도 처음 입을 뗐다.
이 지사는 토론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에 “원칙대로 하면 제일 조용하고 합당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이어 민주평화광장 토크쇼 참석 뒤에는 “자꾸 논쟁이 되는데, 국민은 안 그래도 삶이 버거운데 민생 개혁에 더 집중하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상당한 격차로 앞서있는 만큼 경선 연기론 논쟁에 뛰어들어 긁어 부스럼을 만들기보다는 ‘불필요한 논쟁은 빼고 민생에 집중하자’는 메시지로 일축시키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한 이재명계 의원은 본지와 만나 “경선연기론은 이미 죽었다. 잃은 민심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때라 당내에서도 전혀 논의되고 있지 않다”며 “경선에서 질 것 같으니 이길 수 있을 때까지 미루자는 식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친문과의 관계도 주목된다. 그간 이 지사는 당 주류인 친문으로부터 배척받아 왔다는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친문 핵심인물인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측과의 교감이 겉으로 드러나고 있다.
지지 조직인 민주평화광장은 이해찬 전 대표의 연구재단 ‘광장’의 이름과 조직을 물려받았다고 알려졌다. 거기다 이해찬 전 대표 재임 때 정책위의장이던 조정식 의원이 대표를 맡았고 이날 행사에도 김성환·이해식·이수진(비례대표)·이형석·전용기 의원 등 이해찬계가 자리했다.
이재명계 의원들의 전언에 따르면 이 지사와 이해찬 전 대표 등 친문과는 ‘우호적인 관계’다. 친문이 여러 갈래로 분화된 상태라 한목소리로 이 지사를 밀어내는 움직임은 없고 오히려 유력 대권 주자라 기대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