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발 ‘인플레이션’ 쓰나미에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주식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총재 등이 시장 달래기를 한 후에도 물가상승이 촉발한 불안 심리가 계속돼 13일 코스피가 3122.11(-1.25%)까지 추락하는 등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주저앉았다.
가파르고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상승은 고정 자산의 수익을 훼손하며 미래 수익에 기반해 높은 밸류에이션이 책정된 주식에 타격을 준다. 기업 재무 부담을 키운다.
◇‘인플레이션’ 쓰나미가 시장지배=‘인플레이션’충격에 글로벌 증시가 주저 앉았다. 국제금융센터 김성택 글로벌경제부장은 “ 향후 수개월 간은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이 높다”면서 “경제지표 결과에 따라 달러화, 금리, 위험자산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4월 소비자물가 서프라이즈로 많은 시장참여자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물가 전망에 대해서 의구심을 갖는 모습을 보이다”며 “연준 관계자들의 시장 달래기에도 시장은 믿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금의 물가 상승이 시장을 ‘퍼펙트 스톰’으로 몰고 갈 위험은 작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대신증권 이경민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금융시장, 주식시장의 단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지만, 추세반전 가능성은 낮다”면서 “가장 근간이 되는 펀더멘털 동력이 여전히 유효하고, 지속적으로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고 전망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더 “당장은 코로나19와 고용시장 회복이 완벽하지 않아 설비투자 확대를 확신하기는 어렵다”면서 “장기 그림을 그려 보면, 새로운 시대정신(친환경, 미·중 경쟁, 큰 정부)의 등장이 유형자산 투자를 끌어올릴 요인이다”고 지적했다.
◇‘빚투’ 개미 ‘좀비’ 기업‘에 더 가혹할 수도= “과잉저축,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조기종식에 따른 폭발적 수요, 공급측면 물가상승 등을 가정하면 CPI 상승률이 일시적으로 4%를 웃도는 인플레이션 스파이크도 배제할 수 없다”(국제금융센터 강봉주 부전문위)
가장 우려하는 것은 나쁜 인플레이션이다.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을 때다. 창고에는 재고가 산더미처럼 쌓이고, 기업들은 실적악화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빚더미에 앉은 한국경제를 생각하면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영끌’ 개미나 ‘좀비’ 기업은 인플레이션이 더 냉혹할 수 있다. 금리 상승에 따라 이자 부담이 무거워지기 때문이다. 2월 말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1025조7000억원에 달한다. 기업이 은행에서 빌린 돈은 1011조4000억원이나 된다. IMF는 “가계부채가 가처분소득의 190%를 넘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이고 부동산담보대출의 비중이 크다”며 “중소기업의 신용대출은 절반가량이 이자도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