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 근거리 그로서리 쇼핑이 각광받으면서 선전했던 기업형슈퍼마켓(SSM)이 추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업체는 간편식 및 조리 상품 구색을 확대하고, 1시간 내 빠른 배달 서비스에 돌입하며 부진 타개에 나섰다.
1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월 -3.3%를 기록했던 SSM의 매출 증감률은 2월 -19.2%에 이어 3월에도 -18.6%로 폭락했다. 1분기 전체로는 -13.9% 떨어졌다. 여기에는 이마트에브리데이, 롯데슈퍼, GS더프레시,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등 4개사가 포함된다.
SSM은 2019년부터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2018년만 해도 매 분기 성장하며 전체 2.0%로 상승했던 매출 증감률은 이듬해 3분기부터 하락세를 보이며 연간으로는 -1.5%로 떨어졌다. 코로나19 여파에 근거리 쇼핑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지난해 1분기에는 2.1%로 반짝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장기화되고 쿠팡과 SSG닷컴, 마켓컬리 등의 이커머스와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의 선전에 지난해 2분기에는 다시 -10%로 매출이 하락했다. 지난해 4분기 역시 -6.1%로 뒷걸음질치면서 지난해 연간 전체로는 4.8% 하락했다.
SSM들의 위기는 올들어서도 현재 진행형이다. 롯데슈퍼는 올해 1분기 매출로 전년 동기 대비 21.0% 내린 3888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60억 원이던 영업손실은 30억 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여기에는 지난해 1분기 전체 515개였던 점포 수가 지난 3월 기준 432개로 줄어든 점이 반영된다. 기존점 기준으로 전체 매출이 12.1% 줄었는데, 신선식품이 9.8% 내렸고 가공생활용품은 13.9% 떨어졌다.
작년 1분기 3385억 원이던 이마트에브리데이 매출은 올 1분기 3150억 원으로 7.0% 뒷걸음질쳤다. 114억 원이던 영업이익도 45억 원으로 60.6% 줄었다. 이마트 측은 지난해 코로나19 특수의 역기저현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한다.
GS더프레시도 아쉬운 실적을 보였다. 올 1분기 GS리테일의 수퍼 부문 매출은 2985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3451억 원)과 비교해 13.5% 쪼그라들었다. 영업이익도 111억 원으로 53억 원 축소됐다. GS리테일 역시 코로나19에 따른 기저효과와 지난해 부진점 20개를 정리했던 점을 부진의 원인으로 꼽는다.
SSM 업체들은 그로서리 강화와 빠른 배송 등을 부진 해결 카드로 꺼냈다. 롯데슈퍼는 시범 운영하던 ‘퇴근길 1시간 배송’ 서비스 지역을 지난해 문정, 도곡, 일원, 서초 등 강남 3구로 확대하고 최근에는 강서구와 영등포구, 마포구, 동대문구, 노원구 등 서울 14개 구와 인천 서구, 시흥시로 확대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지난 2월부터 전국 253여개 직영점 인근(반경 2~2.5㎞ 내)에 1시간 내 배송하는 온라인 서비스에 나섰다. 아울러 2023년까지 신선·간편식 전문매장을 지난 3월 103개에서 총 250개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GS더프레시는 지난해 12월 ‘요기요’와 ‘GS더프레시 앱에 입점하고, 올해 1월에는 카카오톡‘ 주문하기를 통해 1시간 내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전국 직영·가맹 320여 점포에서 제공하고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가격관리와 발주, 재고 관리를 본사에서 주도하는 체인오퍼레이션 완성도를 높이고, 가맹사업 확대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립하겠다”면서 “아울러 온라인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조리 상품 강화와 빠른 배송 등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