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D 후폭풍에 '실망 매물' 한달 새 400건...혼돈의 김포 주택시장

입력 2021-05-19 17:20수정 2021-05-20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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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선 부천서 끊기자 매매가격도 최고가 대비 1억 '뚝'
고촌 신규택지 지정 가능성…"집값 더 떨어질 것" 우려 시선

▲경기도 김포 장기동 장기역 일대에 GTX-D 노선의 서울 강남 직결을 촉구하는 현수막들이 붙어 있다. (이투데이 DB)

“매물은 늘어나는데 사려는 사람이 없어요.”(경기 김포시 장기동 A공인 관계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D노선이 서울 강남·경기 하남과 직결되기를 바랐던 경기도나 인천시 안(案)보다 대폭 축소되자 경기 김포지역 아파트 매매시장이 휘청이고 있다. 실망 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매수세가 좀처럼 따라붙지 않는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김포 고촌지역의 신규 택지 지정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지난 18일 오전 찾은 김포 장기역사거리 일대엔 GTX-D 원안 사수를 촉구하는 날선 어조의 붉은 현수막들이 곳곳에 붙어 있었다. 같은 시각 고촌역에선 ‘부천에서 끊겨버린 D노선을 강남까지 연결해야 한다’는 내용의 주민 서명운동도 펼쳐지고 있었다.

앞서 정부는 '김부선'(김포~부천선)으로 축소된 GTX-D노선에 대해 김포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GTX-B 철로를 활용해 여의도역이나 용산역으로 갈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하나의 선로를 두 노선이 공유하도록 한다는 의미다. 주민들은 그러나 '김부선', '김용선'(김포~용산선)이 아닌 '김하선'(김포~하남선)을 사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GTX-B노선은 10년이 지난 현재까지 기본 계획조차 완성되지 않고 있어 실행 가능성이 있을지도 미지수다. 주민들의 분노가 쉽게 가라앉긴 어려울 전망이다.

늘어나는 매물, 집값도 '뚝'

GTX-D 논란은 김포 주택시장까지 뒤흔들고 있다. 아파트 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김포시 아파트 매물은 19일 현재 5484건으로 한 달 전(5054건)보다 8.5% 늘었다. 한 달간 400건이 넘는 물량이 쏟아졌다. 올 들어 한 때 일주일 새 최고 0.25%((한국부동산원 주간 변동률)까지 올랐던 김포 아파트값은 쏟아지는 매물에 지난주에는 0.01%로 맥없이 내려앉았다.

김포시 장기동 A공인 측은 "GTX-D노선 강남 직결 무산으로 실망 매물이 많이 늘어났다"며 "대부분이 외지인 소유 매물"이라고 전했다. 내달 양도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다주택자들이 김포지역 아파트 처분을 서두른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매물이 쌓이다 보니 집값도 약세다. 지난 3월 5억5000만 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던 김포시 장기동 고창마을 한양수자인 리버팰리스 전용면적 84.87㎡형은 이달 초 5억2900만 원에 팔렸다. 올 들어 5억 원 안팎에 줄곧 팔리던 인근 수정마을 전용 84㎡형은 이달 초 4억3300만 원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최고가(5억3000만 원)와 비교하면 가격 차이는 1억 원 수준으로 벌어졌다.

장기동 한강센트럴자이1단지에선 이달 초 전용 84.97㎡형이 5억5000만 원에 팔렸다. 직전 거래가는 6억5000만 원(4월21일)으로 보름 만에 1억 원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고촌 신규택지 지정 악재될까 우려

GTX-D노선에 대한 주민들의 거센 반발은 김포 고촌의 신규택지 지정에 대한 우려로 번지고 있다. 고촌은 김포시 초입에 위치해 2기 신도시인 한강신도시보다 입지가 더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고촌지역은 2·4 공급 대책의 2차 신규택지 후보지 중 가장 유력한 부지로 꼽히고 있다.

일각에선 제대로 된 교통 대책 없이 고촌을 신규택지로 지정할 경우 교통난 심화는 물론 김포시 일대 집값까지 끌어내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포시 고촌읍 B공인 관계자는 "정부가 GTX-D노선을 주민들이 바라는 대로 결정하지 않은 채 고촌 일대를 신규 택지로 지정하면 아마도 이 일대에선 폭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인만 김인만경제연구소장은 "신도시 확장성을 감안하면 광역교통대책 수립 차원에서 GTX-D노선을 확대ㆍ연장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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