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건강이 물류창고 화재로 소실된 상품에 대한 관리 책임을 물어 CJ대한통운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했으나 1심에서 패소했다.
24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41부(재판장 김명수 부장판사)는 최근 종근당건강이 CJ대한통운을 상대로 "19억 원을 배상하라"며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종근당건강은 2017년 홈쇼핑에서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기 위해 홈쇼핑 업체들과 방송계약을 체결했다. 홈쇼핑 업체들과 택배운송계약을 체결한 CJ대한통운은 2018년 12월 A 운수와 택배 업무를 위탁하는 택배집배점 계약을 맺었다.
A 운수는 임대한 창고에 종근당건강의 판매 물품을 보관했으나 2019년 7월 발상한 화재로 모두 전소됐다.
종근당건강은 “CJ대한통운이 A 운수를 통해 판매 물품을 보관하면서 물품의 멸실과 훼손을 방지해야 하지만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과실로 화재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홈쇼핑 방송 이전에 보관하던 물품의 경우 CJ대한통운에 관리 책임이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원고가 한정된 시간에 다량의 물품 판매가 이뤄지는 홈쇼핑 판매의 특성상 업무적 편의를 위해 A 운수와 묵시적 약정으로 판매 물품을 보관하도록 했다”면서 “피고에게 사용자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계약에 따르면 판매 물품이 홈쇼핑 업체에 입고되기 이전에 발생한 상품의 멸실과 훼손 등의 위험은 원고가 부담한다”면서 “원고는 A 운수에게 물품을 인계해 방송일까지 보관하도록 한 뒤 멸실과 훼손 등에 관한 위험부담과 관련해선 피고와 아무런 약정도 체결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는 택배운송계약에 따라 원고로부터 상품을 받아 배송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것”이라면서 “홈쇼핑 방송 이전부터 판매 물품 보관에 따른 비용 및 물품의 멸실과 훼손 등에 관한 위험을 부담해야 할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