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니커즈 리셀시장을 두고 '솔드아웃'과 '크림'이 '계급장'을 떼고 맞붙는다.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에서 탄생한 크림이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데 이어 무신사의 '솔드아웃' 역시 자회사로 분사해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크림이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솔드아웃의 '독립선언'으로 리셀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무신사는 한정판 마켓 '솔드아웃'을 자회사인 에스엘디티로 분사하고, 두나무로부터 1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26일 밝혔다. 무신사 사업부가 외부투자를 받아 분사한 것은 처음이다. 솔드아웃은 무신사가 만든 한정판 스니커즈 중개 플랫폼으로 지난해 7월 탄생했다. 100% 정품 보장은 물론 한정판 아이템을 소개하는 콘텐츠로 주목받았다. 지난해에는 취급품목을 스니커즈 중심에서 스트릿웨어까지 넓혔다.
솔드아웃은 무신사가 출범시킨 리셀 플랫폼으로 상대적으로 후발주자라는 평가를 받지만 840만 무신사를 등에 업고 고속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출시 2개월 만에 누적 다운로드 건수 25만 회를 돌파, 월평균 12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3월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로부터 출범한 크림은 같은 해 11월 분사를 결정해 올해 1월 독립법인으로 출범했다. 설립 1년 만에 누적 거래액 2700억 원을 돌파한 크림은 지난 3월 벤처캐피털 소트프뱅크벤처스, 알토스벤처스 등으로부터 2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누적 투자액 400억 원을 기록했다.
크림은 탄탄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방어는 물론 해외 리셀 시장에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다. 최근 일본과 동남아의 현지 중고 거래 플랫폼과 연계방안을 추진한 데 이어 태국 리셀 플랫폼 'Sasom Company Limited'에 지분투자도 강화했다.
스니커즈 리셀시장의 인기 품목들 대부분은 고가에 거래된다. 지난해 아이돌 그룹 빅뱅 출신 지드래곤(GD)이 나이키와 콜라보해 선보인 ‘나이키 에어포스1 파라노이즈’ 시리즈는 출고가에서 60배가 뛴 최고 1300만 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디올 나이키’, 구찌 등 명품과 협업한 한정판 스니커즈들이 줄줄이 거래품목 경쟁률 순위 상단에 오른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리셀 시장은 2019년 48조 원 규모로 이중 스니커즈 리셀시장 규모는 2조 원이다. 업계가 추산하는 국내 스니커즈 리셀시장 규모는 5000억 원 규모다.
대기업들도 리셀 시장 대열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국내 리셀시장의 포문을 연 ‘아웃오브스탁’과 협업한 데 이어 KT는 자회사 KT엠하우스를 통해 한정판 스니커즈 플랫폼 리플을 출시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최근 프리미엄 리셀링 슈즈 편집샵 ‘스태디엄 굿즈’를 오픈했고,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의 첫 오프라인 매장인 'BGZT랩'은 더현대서울에 입점했다.
치열한 경쟁의 뒤로 슬그머니 시장에서 사라진 사례도 있다. 지난 2019년 명품 리셀 플랫폼 '아워스' 서비스를 시작한 스타일쉐어는 올해 4월 사업을 정리했다.
스타일쉐어 관계자는 "중고거래와 관련해 MZ세대를 다른 방향으로 시도하면 좋을 것 같다고 봤다"라면서 "현재 리셀 서비스는 종료됐지만 플리마켓 등이 활성화돼있어 개인 간 거래가 자유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