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시간을 확보해 '저녁 있는 삶'을 누리겠다는 마음은 '아침의 기적'으로 이어졌다. 최근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사이에서 '미라클 모닝'이 유행하고 있다.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서 '#미라클모닝'을 검색하면 31일 기준 40만9000건의 인증 사진이 뜬다.
직장인 박모(37) 씨는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한다. 명상, 확언 읽기, 이미지트레이닝, 감사, 독서, 운동으로 진행되는 '미라클 모닝' 루틴에 맞춰 기상 직후 1시간을 채운다. 박 씨는 "처음엔 일어나는 것 자체가 어려웠는데 하루를 더 길게 쓸 수 있게 돼 지금은 매우 만족하고 있다"며 "퇴근을 빨리 하다보니 저녁에 일찍 잠들 수 있어 수면 시간은 부족하지 않다"고 말했다.
공연계에선 절대 바뀌지 않을 것 같았던 '평일 8시' 공연 공식이 안정적으로 자리잡았다.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 등 대극장은 물론 민간극장 공연에 이르기까지 평일 공연 시작 시간이 30분씩 앞당겨 진행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되는 연극 '완벽한 타인'은 평일 오후 7시 30분에 관객을 만나고 있다. S씨어터에 오를 연극 '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도 오후 7시 30분에 공연될 예정이다. 오는 7월 2일부터 대전 공연을 이어가게 될 연극 '그을린 사랑'도 금요일 오후 7시 30분 시작한다.
대극장 뮤지컬도 마찬가지다.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 '시카고',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 오르고 있는 뮤지컬 '드라큘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개막한 뮤지컬 '1976 할란카운티' 등이 오후 7시 30분에 만나볼 수 있다.
'마티네'로 불리는 평일 낮 공연장에 가면 직장인 관객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직장인 강은정(32) 씨는 26일 수요일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 중인 연극 '빈센트 리버'를 관람했다. 강 씨는 평일 4시 공연을 보러 올 수 있었던 이유로 "유연근무제를 활용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공연업계 한 관계자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처음 도입된 후 1년 동안은 긍정적 효과가 있었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분위기가 가라 앉았다"면서도 "7시 30분으로 공연 시작 시간 앞당긴 것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이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