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고령층 경제활동 참여증가+경제구조 변화에 따른 이력현상에 장기실업자 증가
실업률로만 보면 올 하반기부터는 완전고용상태라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반면, 자연실업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꾸준히 상승 중이다. 여성과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여가 늘어난데다, 정보통신(IT) 등 기술발전에 따른 경제구조 변화 등으로 노동시장에 이력현상이 발생하면서 신규실업자 유입보단 장기실업자가 증가한 때문으로 봤다.
1일 한국은행 고용분석팀 오삼일 과장 등과 안희주 미국 연준(Fed)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BOK 이슈노트 ‘구직기간별 실업자 분포를 이용한 자연실업률 추정’ 보고서를 통해 올 1분기(1~3월) 자연실업률을 3.9% 내외로 추정했다. 이는 같은기간 실업률 4.4%보다 낮은 것이다.
반면, 한은이 추정한 실업률은 올 상반기 4.3%, 하반기 3.5%, 내년 상반기 4.0%, 내년 하반기 3.6%다. 연간 기준으로는 올해 3.9%, 내년 3.8%다. 이같은 전망치가 현실화한다면 실업률은 올 하반기부터 자연실업률에 근접하고 내년엔 이를 밑도는 셈이다. 여기에 지난해 3월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로 인해 향후 자연실업률이 상승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업률이 자연실업률을 밑도는 시기가 앞당겨질수도 있다.
오삼일 한은 과장은 “한은 전망경로에 따르면 연중 자연실업률에 근접하면서 균형수준을 회복하고 내년엔 이를 밑돈다. 완전고용상태를 달성하는 셈”이라고 전했다. 그는 다만 “이는 실업률 관점이고, 취업자수나 고용률 회복은 느려 올해 안에 회복이 어려울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자연실업률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로 상승반전했다. 2002년 1분기 3.8%를 기록하던 자연실업률은 2010년 1분기 3.3%까지 떨어진 후 2013년 1분기(3.4%)부터 상승세다.
이는 우선, 구직기간이 3개월 이하인 단기실업률보다 4~6개월인 장기실업률이 추세 상승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IT 등 기술진보와 숙련편향에 따른 구조적 요인이 노동시장에 이력현상을 발생케 한 때문이다.
여기에 여성과 노년층 자연실업률이 상승한 것도 영향을 줬다.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가 늘어난데다, 기대수명 증가와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은퇴가 맞물리면서 노년층이 은퇴후에도 노동시장에 잔류한데 따른 것이다.
이밖에도 구직기간별 실업률갭과 필립스곡선을 분석한 결과 3개월 이내 단기실업에서만 필립스곡선이 유효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 과장은 “코로나19 충격이 아직까지는 자연실업률에 영향을 줬다고 보기 어렵다. 1~2년 정도 더 데이터가 쌓여야 명확히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