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머스크 '트위터' 목표로 할 가능성
일각에서는 영상의 진위 논란…점점 커지는 사이버 '핵티비즘'
선 넘은 입방정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에게 경고장이 날라왔다.
"당신은 임자를 만났다, 기대하라"며 국제 해커집단 어나니머스가 경고의 메시지를 남긴 것이다.
그동안 어나니머스는 부정부패 및 극단주의 테러 세력 등에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며 경종을 울려왔는데, 어나니머스가 어떤 식으로 머스크와 전면전(?)을 치를 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어나니머스가 일론 머스크에게 경고 메시지를 남긴 건 현지시간으로 지난 5일.
어나니머스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 머스크의 가상화폐 시세 조종 문제와 테슬라 노동자 처우 문제 등을 조목조목 비판하며 그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남겼다. 해당 영상이 올라온 건 머스크가 음란한 트윗으로 음란물 거래 가상화폐인 컴로켓의 시세를 끌어올리고 난 몇 시간 뒤였다.
어나니머스는 일론 머스크를 두고 "당신은 지난 몇 년간 백만장자 중 가장 많은 인기를 누려오던 사람 중의 하나였지만 최근 그 실체가 점점 드러나고 있다"며 일침을 날리는 가하면, 테슬라와 일론 머스크의 행보가 부풀려졌다며 꼬집기도 했다.
지금까지의 어나니머스 행보에 비추어 봤을 때, 만약 어나니머스가 일론 머스크에 대한 공격에 나선다면 테슬라 관련 웹사이트를 공격하거나 머스크의 트위터 계정을 공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일론 마스크가 트위터를 통해 가상 화폐 관련 실언을 쏟아냈기 때문에 그의 트위터를 노릴 확률이 높다.
어나니머스가 2015년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IS와 사이버 전면전을 벌일 당시, 어나니머스는 IS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트위터 계정 2만여 개를 다운시켜 폐쇄한 전력이 있다. 가장 최근에는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항의하며 미니애폴리스 경찰서 홈페이지를 공격했다.
테슬라의 전기차 관련 문서나 정보, 개인정보 등을 공개할 가능성도 있다. 어나니머스 발표에 따르면, 2015년 어나니머스는 유럽 내 IS 조직원들의 신상 정보를 공개해 프랑스, 미국, 이탈리아, 레바논 등 각국 정보기관에 전달한 적이 있다. 그해 3월에는 캐나다의 15세 소녀가 사이버 폭력에 의해 자살한 사건 주범의 이름과 주소를 온라인에 직접 공개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영상이 진짜 어나니머스가 올린 게 맞냐는 주장도 제기된다. 어나니머스가 아나키즘을 지향하는 점조직인 특성상, 리더도 대표하는 공식 채널도 없기 때문이다.
어나니머스의 이러한 행동이 정당하냐는 지적도 나온다. 어나니머스가 인권·시민·민주주의 가치에 방점을 두고 활동하긴 하지만, 해킹 행위는 엄연한 불법이기 때문이다.
조직의 특성상 추종자들의 선 넘은 행위도 종종 관찰된다. 2013년 국내에서는 어나니머스를 꿈꾼다는 한 중학생이 분산서비스거부(디도스·DDos) 프로그램 등을 판매해오다가 경찰에 붙잡힌 일이 있기도 했다.
일각의 이러한 우려에도 '핵티비즘'(해킹+액티비즘)의 물결은 점점 커지고 있다. 올해 1월 의사당 점거 사태 이후 미국 극우주의자를 향한 사이버 공격, 미얀마 군부와 결탁한 군수 업체 폭로 사례가 대표적이다. 로이터 통신은 이를 두고 "최근 새로운 물결의 핵티비즘이 불고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편 어나니머스의 경고장에도 머스크는 계속해서 활발한 트위터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일각의 논란에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듯, 트위터의 프로필 사진을 바꾸며 스페이스X 산업 관련 내용을 올리고 있다. 어나니머스의 영상이 그저 허풍에 불과했는지, 전쟁의 서막이었는지는 시간이 가르쳐 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