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헬스케어 미래 먹거리 부상
10일 삼성벤처투자에 따르면 지난 7일 인도네시아 원격 의료 업체인 알도독터(Alodokter)가 모집한 벤처라운트 투자에 참여했다.
2014년 설립된 알로독터르는 원격의료와 진료 예약, 의료ㆍ건강 정보, 온라인 약국, 건강 보험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월 사용자만 3000만 명에 이르고, 협력하는 의사 수가 4만3000명에 달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낙후한 의료 인프라와 의료기관 접근성 부족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6년 원격의료 서비스를 도입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래 주요 먹거리 분야로 디지털 헬스케어를 점 찍었다. 투자 자회사인 삼성넥스트, 삼성카탈리스트펀드, 삼성벤처투자 등을 통해 지난달부터 한 달 새 벌써 4곳 투자했다. 이 분야 투자를 강화해 미래 혁신 기술 확보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28일 삼성카탈리스트펀드는 독일 인공지능(AI) 의료진단 스타트업 '에이다헬스'가 진행한 9000만 달러(약 1000억 원) 규모 시리즈B 투자에 참여했다. 에이다헬스는 AI를 이용해 환자의 증상을 24시간 진단하는 '주머니 속 의사'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같은 달 13일에는 집에서 질병 관련 각종 모니터링을 받을 수 있는 플랫폼을 갖춘 영국 헬스케어 스타트업 '휴마'에 투자했다. 또 삼성벤처투자는 디지털 헬스케어 업체 '눔' 투자에도 참여했다.
원격 의료와 디지털 헬스케어는 코로나19가 던진 화두 중 대표적인 분야다. 미국 인터넷 트렌드 예측 전문가인 메리 미커는 "코로나19를 계기로 헬스케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질병을 치료하는 것을 넘어 미리 진단하고 만성 질환을 관리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미국의료협회(AMA)가 지난 5월 의사 1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8%가 "코로나 사태 이후에도 원격 진료를 확대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특히 주요 국가들은 원격 의료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환자 진료를 극대화하는 의료 신기술이 맘껏 펼쳐지도록 판을 깔아주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서치는 전 세계 원격의료 시장 규모가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지난해부터 연평균 22.4%씩 성장해 오는 2028년 2989억 달러(약 333조2735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의 경우, 아직 규제가 많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한시적으로 전화 진료가 허용됐다. 전화 상담ㆍ처방 건수는 1년 새(지난해 2월~ 올 3월) 190만 건을 넘어섰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과 갤럭시 워치 등 모바일 하드웨어 분야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하드웨어 기기와 헬스케어 플랫폼 업체의 결합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가 오는 7월경 공개할 것으로 보이는 '갤럭시워치4'는 애플워치보다 먼저 '무채혈' 혈당 측정 기능을 지원할 것으로 기대된다.
광학 센서를 활용해 바늘로 손끝을 찔러 피를 뽑지 않아도 혈액 속 포도당 수치를 감지하는 방식이다. 당뇨병 등 혈당 관련 질환이 있는 사용자는 물론 일반인 건강관리에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갤럭시워치3는 작년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아 혈압 및 심전도(ECG) 측정을 할 수 있다. 앞으로 혈당 측정까지 추가돼 건강 모니터링 기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시대를 맞아 디지털 헬스케어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세계 최고의 IT 기술력을 바탕으로 역량을 키워 온 삼성전자의 차세대 먹거리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