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성, 구호, 떼창 응원 불가능…일행은 4명까지
팬들 "방울, 소고 쓰자" 재치있는 제안도
오랫동안 기다리던 내 돌(아이돌)의 실물을 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오늘(14일)부터 관객 최대 4000명까지 대중음악 공연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정부가 예고한 대로 이날부터 방역 수칙이 완화돼 콘서트장, 스포츠, 경기장, 입장 인원이 늘어났다. 특히 그동안 100명 미만으로 제한됐던 대중음악 공연에 4000명까지 입장이 가능해졌다.
그동안 대중음악 공연은 뮤지컬·클래식 장르와 달리 관객이 100명 미만으로 제한 돼 꾸준히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었다.
다만 거리두기를 지키기 어려운 스탠딩 공연은 불가하며, 관객은 공연 내내 마스크를 필수로 착용해야 한다. 음식 섭취도 금지된다. 또 일행 간 좌석을 띄워야 하며, 지정 좌석 외 좌석 간 이동이 금지된다. 임시좌석을 설치하는 경우 1m 이상 거리를 둬야 한다.
아울러 '5명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에 따라 일행 4명까지만 동반 입장이 가능하다. 즉, 친구 5명이 함께 공연장에서 앉을 수 없다. 단, 모든 관람객이 2m(최소 1m) 간격의 좌석에 착석했다는 전제하에 공연을 관람하는 전체 일행의 인원은 제한이 없다.
대중음악 팬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방역 수칙은 '함성 금지'다. 질병관리청은 대중음악공연장에서 함성, 구호, 합창(떼창) 등 침방울이 튀는 모든 행위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만약 이를 어길 시 공연장에서 강제 퇴장 조치된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함성 금지 규칙이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일단 공연 관람이 가능해졌다는 사실 자체를 반기는 분위기다. 트위터, 더쿠 등 아이돌 팬들이 많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소고, 박수 장난감, 방울 등을 사용하자는 재치있는 대안이 나오고 있다.
한국 인디 음악의 산실이라는 실내 스탠딩 공연장에서도 공연이 가능해졌다. 다만 다른 공연장과 마찬가지로 스탠딩 공연 자체는 할 수 없으며, 좌석 간 2m(최소 1m) 거리를 두고 좌석을 배치해 운영해야 한다. 시설 면적 4㎡당 1명으로 인원도 제한된다.
아울러 22시부터 다음날 5시까지 운영할 수 없으며, 공연장 내에서 음식 섭취를 할 수 없다. 물과 무알코올 음료는 허용된다.
공연업계는 이미 공연장 대관을 위해 분주하다. 특히 최고 성수기인 연말 공연을 대비해 벌써부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 A 씨는 "이미 발 빠른 업계 관계자들은 방역 수칙 발표 전부터 연말을 대비해 공연장을 선점했을 것"이라며 바빠진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대중음악 공연 기준이 완화되자 그동안 연기를 거듭해오던 '미스터트롯' 콘서트가 이달 관객의 곁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코로나19 확산 후 처음으로 열리는 야외 뮤직페스티벌 '뷰티풀 민트 라이프'도 오는 25∼2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