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책임이 있는 부실 사모펀드 원금 100%를 보상하기로 결정했다. ‘고객을 향한 바른 생각’이라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금융상품에 대한 고객 신뢰회복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다. 금융권 영업과 투자 문화 개선에 기여하고 업계, 금융상품 전반의 신뢰회복이 절실하다. 선제적 금융소비자 보호정책을 추진해 소중한 고객을 보호하고 금융상품에 대한 신뢰 회복에 일조하길 기대한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16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판매책임 소재가 있는 부실 사모펀드를 대상으로 새로운 보상기준에 따라 상품 가입 고객 전원에게 투자 원금 기준 100% 손실을 보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에서 판매된 사모펀드 중 이번에 전액 보상이 결정된 펀드는 라임, 옵티머스, 디스커버리(US핀테크), 삼성Gen2, 팝펀딩(헤이스팅스), 팝펀딩(자비스), 피델리스무역금융, 헤이스팅스 문화콘텐츠, 헤이스팅스 코델리아, 미르신탁 등 10개 상품이다. 이들 펀드의 전체 판매액은 806계좌 약 1584억 원에 달한다. 이미 일부 상품이 전액, 부분 보상 진행된 상황이어서 한국투자증권이 추가로 지급할 보상액은 약 805억 원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내부 보상기준도 강화했다. 보상여부를 판단하는 항목으로 단순 불완전판매뿐 아니라 △설명서 상 운용전략과 자산의 불일치 △운용자산 실재성 부재와 위험도 상이 △보증 실재성 및 신용도 불일치 △설명서 상 누락 위험 발생 △거래 상대방의 위법 및 신의원칙 위반행위 등 최근 사모펀드 사태의 주요 발생요소를 포함시켰다.
보상 제외 상품 기준도 새롭게 도입했다. 건전한 투자문화 조성 및 고객 형평성을 위해 시장상황 변화로 인한 손실이나 투자 대상 및 전략에 대한 고지가 명확하게 이뤄지고 정상적으로 운용된 상품은 보상 대상에서 제외된다.
보상액 지급은 소비자보호위원회 의결 및 실무 절차 등을 거쳐 오는 7월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향후 별도로 분쟁조정 결과나 손실률이 확정되더라도 이미 지급한 보상금을 회수하지 않는다. 추후 판매 펀드에 대해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할 경우 강화된 내부 보상 기준을 적용한다는 구상이다.
불완전 판매 종식을 위해 상품 공급, 판매 관련 내부통제 프로세스를 고객 중심으로 전환하는 개선안도 제시했다. 상품선정위원회 기능과 책임을 대폭 확대 강화하고, 투자상품 사후관리 전담 조직도 신설해 고객에게 공급한 상품이 문제가 발생되지 않도록 최대한 판매사의 책임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상품의 판매 과정에서도 불완전 판매 이슈 근절을 위해 직원 교육과 감사를 확대하며, 위반 시 임직원 인사 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제도 및 평가∙보상 시스템 개편을 통해 고객중심 영업문화를 정착 시킨다는 방침이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에게 투자원금 전액을 반환하는 등 사모펀드 사태에 선도적으로 대응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환매가 중단된 옵티머스 펀드 287억 원에 대해 판매책임을 인정하고 지난해 7월 1차로 투자자에게 원금 70% 선지급했고 같은 해 9월 2차로 20%, 올해 4월 나머지 10% 추가 지급을 결정한 바 있다. 이밖에 디스커버리, 팝펀딩 펀드에 대해서도 발 빠르게 보상 논의 및 관련 절차를 진행해 왔다.
한국투자증권이 사모펀드 사태로 불거진 판매사의 견제 역할과 책임 강화 요구를 능동적으로 수용하면서 관련 업계도 파장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한국투자증권의 결정에 따라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판매사의 보상 추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