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식 한국공인회계사회(한공회) 회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아 "정도감사(正道監査)는 양보할 수 없는 원칙"이라는 소신을 밝혔다.
김 회장은 16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감사 품질 제고를 위해선 어떠한 타협도 없다. 어려운 때일수록 정도를 가라'는 말을 되새겨야 할 때"라며 이같이 말했다.
개회사에서 김영식 회장은 회계 개혁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지난 1년간 상장법인을 감사하는 등록 회계법인들의 품질관리 강화에 최선을 다해 왔다"며 "회계법인들의 대표이사와 품질관리실장들과 만나 타협 없는 강력한 품질관리를 주문하는 등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회계 개혁만큼은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시장에선 표준감사시간과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 주기적 지정감사제 등을 골자로 하는 신외부감사법 도입 이후 늘어난 회계 관련 비용에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적잖다.
기업들은 회계 투명성 강화라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무엇보다 코로나 사태를 고려한 완화적인 회계 개혁 제도 적용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정부도 기업 입장을 고려해 지난 9일 연결 내부회계관리제도 시행을 앞두고 1년간의 유예기간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김 회장은 "코로나 충격으로 기업 경영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정부에서 정책의 미세조정을 통해 현장 어려움을 해소해 왔다"며 "당분간 이러한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회계법인들이 코로나 환경에서 기업 감사에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감사 시간을 더 투입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는 것을 눈여겨봐야 한다"며 "주기적 지정제 등의 회계 개혁을 통한 경제적 효과, 국가 신뢰도 상승 등을 감안할 때 기업들의 비용 증가 손실을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선거부터 강조해온 회계업계 상생 의지를 다시 한번 다짐했다. 김 회장은 1978년 삼일회계법인에 입사해 대표이사(CEO)를 역임하면서 회계업계에서 폭넓은 네트워크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빅4와 중견ㆍ중소형 회계업계를 잇는 김 회장의 역할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다.
지난해 8월, 김 회장은 취임 이후 상생협력위원회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그는 "취임 즉시 상생협력위원회를 발족하고 실천 가능한 사업부터 차근차근 추진해왔다"며 "회계업계의 '지식공유 플랫폼'을 구축·운영함으로써 '빅4' 회계법인이 가진 여러 발전된 업무 툴(TOOL)을 중견·중소 회계법인과 무료로 공유하면서 지원 분야도 점차 넓혀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비영리 공공부문에서의 회계개혁에도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학교법인에 대한 주기적 지정제가 소관 상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고 공동주택 외부감사에 감사인 선임제도를 개선하는 입법안도 여러 건 마련됐다"며 "이들 법안이 잘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장 흐름에 발맞춘 회계 역량 강화를 위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인재'를 양성할 것을 선언했다. ESG 연구와 현안 대처를 위해 ‘ESG 위원회’를 내실 있게 운영하고 ESG 외부인증과 시장 활성화, ESG 전문가 양성 등의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도 한공회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감사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전산시스템 감사ㆍ포렌식 서비스ㆍ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 활용 감사기법 등을 개발하고 교육에도 나설 계획이다.
김 회장은 "공인회계사가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각종 평가 업무와 세무 업무 등에서 그 위상이 조금도 흔들리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