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CEO 취임 후 회사 부활 주도
사내 성차별·성희롱 문제 등 해결 숙제로 떠올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신임 이사회 의장에 사티아 나델라(53)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했다고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로써 나델라 CEO는 이 회사 공동 창업자인 빌 게이츠, IBM 부사장 등을 지낸 존 톰슨에 이어 3대 이사회 의장이 됐다.
이날 MS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존 톰슨 의장 후임으로 나델라 CEO를 선임하기로 했다. 톰슨은 의장직에서 내려와 사외이사로 복귀하게 된다. MS는 이날 성명을 통해 “나델라가 의장으로서 사업에 대한 깊은 이해를 지렛대 삼아 이사회의 의제를 설정하는 작업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이번 선임이 나델라 CEO의 사내 영향력이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 출신의 미국 공학자인 나델라 CEO는 인도 망갈로르대학과 미국 위스콘신-밀워키 대학원을 졸업한 뒤 선마이크로시스템스(현 오라클)를 거쳐 1992년 MS에 합류했다. 서버·툴 비즈니스사업부 사장, 클라우드-기업 서비스 부문 총괄부사장 등을 거쳐 2014년 3대 CEO로 선임됐다. 그는 위축된 PC 시장과 스마트폰 사업 부진 등 어려움을 딛고 회사를 부활시킨 인물로 평가받는다.
나델라 CEO는 클라우드 컴퓨팅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인공지능(AI)에 초점을 맞추고 사무용 소프트웨어 ‘오피스’를 클라우드와 접목하면서 운영체제(OS) 전반에 온기를 다시 불어넣었다. 그 결과 나델라 CEO 재임 이후 회사 주가는 7배 넘게 올랐고, 시가총액은 2조 달러에 육박하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가 있다. 창업자인 빌 게이츠의 성 추문을 포함한 사내 성희롱 문제를 두고 회사 안팎의 압박이 커지고 있다. CNN은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게이츠의 성 추문 등 사내 성희롱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회사가 더 많은 조처를 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아르주나캐피탈의 나타샤 램 파트너는 성명을 내고 “MS는 성희롱에 대한 수많은 신고에 대해 적절하고 투명하게 해결하지 못했다”면서 “특히 빌 게이츠의 사내 여직원과의 부적절한 관계와 이와 관련된 보고는 이러한 우려를 악화시키며 경영진이 구축한 사내 문화에 의구심을 갖게 했다”고 말했다. 아르주나캐피탈은 MS가 성희롱 관련 문제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사는 “법적 및 평판 위험을 피하고 주주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MS가 책임감과 투명한 문화를 조성해 직원들을 괴롭힘과 차별로부터 보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초 게이츠는 부인 멀린다와의 이혼을 발표했으며, 이후 여러 사내 성 추문에 휩싸이게 됐다. 성추문 대부분 게이츠가 이사회 의장직을 맡았던 2000년대 주로 일어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회사는 2년 전에서야 해당 문제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고, 게이츠는 지난해 초에서야 이사회를 떠났다. 이와 관련해 게이츠가 여직원과 부적절한 관계 등 성 추문으로 사내 조사를 받다가 자진 사퇴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MS는 게이츠의 성 추문 외에도 사내 전반적으로 성차별과 성희롱 문제에 직면한 상태라고 CNN은 지적했다. 지난 2015년에는 전직 직원이 부당하게 성차별을 받았다며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2019년 나델라 CEO는 회사 직원들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인사 고충을 처리하는 방식 개편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나델라는 최근 게이츠 문제와 관련해 CNBC와의 인터뷰에서 ”2021년 MS와 지난해 MS는 매우 다르다”면서 ”저와 MS의 모든 임직원에게 다양성과 포용성, 특히 우리 직원들의 일상은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