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22일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3만 달러 선을 내줬다. 최근 중국발 충격 속 자산 가격의 장기 하락 국면을 의미하는 이른바 '데드 크로스'에 진입해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는 가운데, 비트코인 가격 향방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가상화폐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22일 오후 10시 54분 2만8993달러까지 내려갔다. 비트코인이 3만 달러 선을 내준 것은 올해 1월 말 이후 약 5개월 만에 처음이다.
다만 이를 ‘바닥’으로 본 투자자들의 저가 매수세가 더 강하게 유입되면서 23일 오후 2시 10분 현재 비트코인은 3만369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은 간밤 3390만 원대까지 내려갔다가 이날 오전 가격을 일부 회복했다.
하지만 일반 투자자들은 물론이고 전문가들까지 비트코인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염려하는 모습이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의 가장 큰 변수는 중국이다. 최근 중국 당국이 가상화폐 채굴 단속을 한층 강화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달 류허 부총리 주재로 금융안정발전위원회 회의를 열고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 행위를 타격하겠다"는 강경 원칙을 밝히면서 가상화폐와의 전쟁을 선언했다. 중국은 지난해 기준 전세계 가상화폐 채굴의 약 65%가 이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정부의 규제가 암호화폐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앞서 중국은 네이멍구자치구를 시작으로 칭하이성, 신장위구르자치구, 쓰촨성 등에 위치한 가상화폐 채굴장 폐쇄에 나섰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대안금융센터(CCAF)에 따르면 세계 비트코인 채굴의 36%가 신장자치구에서, 10%가 쓰촨성에 이뤄졌다.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당국의 규제로 중국 내 비트코인 채굴장의 90%가 폐쇄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21일 보도했다.
지난 21일에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은행과 전자결제 업체 알리페이를 불러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거래를 철저히 단속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중국인들은 앞으로 가상화폐를 거래하다 적발되면 해당 은행 계좌가 말소되거나 알리페이를 쓸 수 없게 됐다. 그동안 중국인들은 거래소에서 알리페이 계정이나 등록된 자국 은행 계좌를 이용해 위안화를 지급하고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샀다. 반대로 가상화폐를 판 돈은 알리페이 계정이나 등록 계좌로 들어와 현금화할 수 있었다.
이같은 중국의 강경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결국 가상화폐 가격 변동성 역시 확대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반면, 여전히 비트코인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디지털 최고경영자(CEO)는 22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단기적인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 저항선은 2만5000달러가 될 것이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라며 "암호화폐 시장 인프라가 성숙하고 있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강세론자인 투자분석자문업체 '펀드스트랫'의 대표 톰 리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가격 하락은 엄청난 매수 기회"라면서 단기적으로는 힘든 상황이나 연말까지 10만 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했다. 그러면서 최근 매도세는 비트코인이 역대 최고치를 향하던 올해 초 뛰어들었던 투자자들에게서 나온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