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동안구, 이번 주 0.95%↑
며칠 새 호가 수억 원씩 '껑충'
들썩였던 안산·의왕시는 약세
집주인들 "상황 좀더 지켜보자"
"GTX-C노선의 인덕원역 정차가 유력해진 뒤 호가를 높이려는 집주인들이 많았졌어요.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 매수 희망자가 나타나도 팔지 않고 가격만 계속 올리고 있지요."(안양시 동안구 D공인 관계자)
"안산시 일대는 차분해요. 시장 상황을 좀더 지켜보자는 분위기입니다. 그렇다고 급매물도 나오지 않습니다."(안산시 단원구 H공인 관계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추가 정차역을 놓고 경기 남부권 3개 지역 주택시장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인덕원역 정차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안양시 동안구 일대 아파트 매도 호가(집주인이 팔려고 부르는 가격)는 며칠 새 수억 원씩 뛰는 반면 안산시와 의왕시는 실망감에 집값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안양시 동안구 아파트값은 이번주 0.95% 뛰었다. 전 주(0.99%)에 이어 강세를 보였다. 이 가운데서도 인덕원역 일대 주택시장은 말 그대로 '불장'(불처럼 뜨거운 상승장)이다. 인덕원역 인근 인덕원마을 삼성아파트는 지난달 31일 전용 84㎡형이 11억3500만 원에 거래됐다. 그러나 지난 17일 인덕원역을 추가 정차역으로 제안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GTX-C노선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이 단지 동일면적 호가는 13억 원으로 뛰었다. 실거래가가 최고 9억5000만 원 수준인 바로 옆 인덕원삼호아파트 전용 84㎡형 호가는 최고 14억 원까지 올랐다. 실거래가와의 격차가 무려 5억 원에 가깝다. 1991년에 지어진 구축 단지인데도 집값은 천정을 뚫은 분위기다.
안양시 관양동과 평촌동 집값도 마찬가지다. 평촌동 초원6단지 한양아파트 전용 59㎡형은 현재 8억 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지난달 최고 거래가(6억3000만 원)보다 1억3000만 원 오른 것이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GTX-C 인덕원역 정차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이 일대 아파트 단지들은 잔칫집 분위기다"라며 "집주인들은 매수자가 나타나면서 매물을 아예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더 높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인 아실에 따르면 안양시 동안구 아파트 매물은 현재 1473건으로 한 달 전(1711건)보다 14% 줄었다.
반면 안산시와 의왕시 주택시장은 차분한 분위기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내민 제안서엔 상록수역과 의왕역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산시의 경우 지하철 4호선인 상록수역 인근에 GTX C노선 정차역이 들어선다는 소문이 퍼진 뒤 상록구는 물론 옆동네 단원구까지 집값이 들썩였다. 안산시의 올해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이 18.74%로 경기도에서 세번째로 높았던 것도 이 영향 때문이다.
시장에선 안산시 주택 거래시장에 조만간 실망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급매가 늘진 않고 있다. 다만 호가 조정 조짐은 일부 감지된다. 상록구 본오동 월드아파트에선 전용 44㎡형이 지난 2월 최고 5억 원에 팔린 뒤 현재 시세가 최고 4억5000만 원에 형성돼 있는데, 이 가격에 매수자를 기다리던 같은 평형 매물이 최근 3000만 원 하향 조정됐다. 인근 H공인 측은 "그렇다고 집주인들이 굳이 급하게 매물을 내놓거나 호가를 내리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신설 기대감이 컸던 의왕시엔 기대감의 불씨가 살아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과거 의왕시와 GTX-C 정차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어서다. 내손동 S공인 관계자는 "의왕시는 인덕원역 영향권 안에 있는 데다 앞으로 정차될 가능성도 있다"며 "집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에 집주인들은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