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봉하마을 찾아 '중도층 포섭'…"노무현 폄훼 사라져야"

입력 2021-06-25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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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망언 사과…전문가들은 '전략적 선택' 평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중도층 끌어안기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호남에 이어 제주를 찾아 4.3사건 영령을 참배하더니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봉하마을까지 방문했다. 이 대표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물론 고인에 대한 폄훼가 발생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 대표의 이런 행보가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중요한 중도층 표심을 얻는 전략적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이 대표는 25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이후 비공개로 노 전 대통령의 아내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이 대표는 "(권 여사께서) 정치 발전에 기대치가 있으셨다"며 "어려운 길을 마다치 않고 옳다고 생각하는 길로 가는 것을 저는 앞으로 문화로 삼아야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정치하면서 자주 찾아뵙고 인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앞으로 우리 당에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폄훼 이런 것을 정치적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고 그런 문화를 만들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이번 행보는 '중도 끌어안기'의 연속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취임 후 첫 일정으로 대전 현충원을 방문한 후 광주 동구 참사 현장을 방문했다. 이어 18일에는 군산과 전주 등을 찾아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지역 발전을 강조했다. 23일에는 제주 4.3평화공원을 방문해 4.3 영령들을 참배했다.

이 대표는 취임 후 계속해서 당의 과거 망언이나 행동에 대해 반성하는 메시지를 냈다. 제주 방문 당시에도 "지도부 출범 이후 호남에서 적극적 행보를 보이면서 아픈 과오에 대해 반성하고 미래에 관해 얘기하기 시작한 것처럼, 제주에서도 4·3 문제에 대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전향적이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봉하마을 방문 후에도 기자들을 만나 "제가 광주에서 5.18 관련해서 폄훼나 이런 것들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며 "정치적인 이유로 노 전 대통령에 대해 공격을 하는 경우는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 대표의 이 같은 행보가 일종의 '전략적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스윙보터(선거에서 투표를 누구에게 할지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들) 역할을 하는 중도층에게 좋은 이미지로 비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가만히 있어도 국민의힘 쪽의 지지를 잘 모아주는 인물"이라며 "(중도층 끌어안기까지) 아주 전략적 선택을 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선거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보수 진보는 의미가 없고 중도층"이라며 "중도층의 영역으로 외연을 확장한다는 의미에서 이 대표가 현재까지는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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