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약없는 서울형 리모델링 접자" 민간 주도로 방향 튼 남산타운 '사업 속도'

입력 2021-06-2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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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리모델링 지원 약속했지만 3년째 지지부진
추진위원장 비위 전력에 반감 더 커져
입주민들 '민간 리모델링' 준비위 구성, 사업 박차

서울 중구 남산타운 아파트가 서울시 지원을 받는 서울형 리모델링 대신 민간 주도 방식의 리모델링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남산타운 아파트 리모델링 준비위원회는 이달 25일부터 아파트 입주민을 대상으로 리모델링 주택조합 설립결의서에 서명을 받고 있다.

앞서 남산타운은 2018년 '서울형 리모델링 시범단지'로 선정됐으나 이후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했다. 서울형 리모델링 추진위원장에 대한 일부 주민의 반발과 공공기여(기부채납) 의무화가 발목을 잡은 것이다.

일부 주민들이 문제로 삼은 것은 리모델링 추진위원장 A 씨의 과거 비위 사실이다. A 씨는 2000년 모 재개발 구역에서 시공사와 설계사로부터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이를 알게 된 일부 주민들은 크게 반발했고, 사업이 3년째 제자리 걸음을 걷자 민간 주도 리모델링 준비위원회 구성에 나섰다.

공공기여 의무화도 갈등 요소가 됐다. 서울형 리모델링 시범단지의 경우 서울시가 안전진단 비용, 기본설계 및 타당성 검토 등 행정절차를 지원하는 대신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 일부는 지역사회에 개방하도록 했다.

남산타운 리모델링 준비위 관계자는 "서울형 리모델링 추진 당시 공공기여 부분을 주민들이 잘 몰랐다"며 "결국 사업 추진 과정에서 소통이 부족했던 게 주민들이 서울형 리모델링에 반대 목소리를 낸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남산타운 아파트 위치도 (출처=네이버 지도)

민간 리모델링 속도…해안건축 통해 초안 마련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후 민간 주도 정비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는 것도 남산타운 민간 리모델링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남산타운 리모델링 준비위는 지난달 사업 설계자로 해안건축을 선정하고 리모델링 초안을 마련했다. 이를 주민들에게 알리고 조합 설립 동의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시에 서울형 리모델링에 반대하는 주민을 대상으로 동의 철회서 접수를 대행하고 있다. 연내 조합을 설립한다는게 리모델링 준비위 목표다.

남산타운은 42개 동, 5150가구로, 2002년에 지어졌다. 리모델링 대상은 임대주택 2034가구를 제외한 35개 동, 3116가구다. 리모델링 시 용적률이 204.72%에서 305.65%로 높아져 3583가구로 늘어날 전망이다.

사업성도 충분하다는 게 리모델링 준비위 측 설명이다. 서울지하철 6호선 버티고개역이 단지 앞에 있고, 3호선 약수역과도 가깝다. 입지가 좋고 단지 규모가 커서 대형 건설사들도 시공권 확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남산타운 리모델링 준비위 관계자는 "서울시의 지원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해 서울 도심권 최고의 랜드마크 대단지로 자리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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